올해 해외서도 참여…40대 약진·작품성 편차 커
한국 문학의 활발한 변화의 열기가 느껴지는 현장. 응모작 숫자로는 가늠할 수 없는 신춘문예 지망생들의 뜨거운 열정은 올해도 변함이 없었다.
'2011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예심은 지난 16일 전북일보 편집국에서 진행됐다. 시 852편, 수필 350편, 소설 64편, 동화 48편 등 총 1314편이 접수, 지난해(1395편)에 비하면 다소 줄었다.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도를 비롯해 미국, 호주 등 해외에서도 응모 열기가 뜨거웠다. 예심은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의 모임인 '전북일보 문우회'가 맡아 경종호 기명숙 김유석 김종필 김재희 박태건 백상웅 안성덕 이준호 최기우 한경선씨가 함께 했다.
올해 가장 큰 특징은 문학 청년들의 참여가 현저하게 줄고, 응모자들의 연령층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문예창작학과나 국어국문학과에 재학중이거나 이제 갓 졸업한 20~30대 문청들이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다면, 몇 년 전부터 40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심사위원들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오랜 습작기간을 거친 중년의 문학청년들의 연륜이 작품에 녹아났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젊은이들이 문학을 멀리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 개인의 실존적인 문제를 파고든 응모 경향은 시 부문에 나타났다. 기명숙 시인은 "시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에 발을 디디고 서서 일상에서 시적 제재를 발견하려는 노력인데, 내면 풍경을 개인적 차원에서만 접근한 작품들이 다수"라고 분석했다. 김유석 시인은 "몇몇 시인의 영향을 받은 듯한 응모작들은 특정 시인의 스타일을 답습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한 다량의 시를 무작위로 보내는 응모자에 대한 주의도 요구됐다.
소설은 지난해 열풍을 몰고 온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처럼 가족의 부재로 인한 소외된 자아를 다룬 작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사회구조와 현실에 예민한 성찰 보다는 개인적 고백에 그친 작품이 많았다는 평가. 극작가 최기우씨는 "자신의 삶을 한국전쟁과 같은 근대사와 연결시켜 기록문학으로서 글쓰기 가치를 갖는 작품도 여럿 있었다"며 "신춘문예에 떨어졌다고 해서 작품이 사장되기 보다는 다른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수필 부문 응모작들의 스펙트럼은 넓고도 다양했으며, 작품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박태건 원광대 교수는 "자잘한 일상과 가족 이야기 등 신변잡기적인 글에서 벗어났고 테크닉이 뛰어나 어떤 작품을 골라야 할 지 고민이 됐다"며 "다만 도내에서 수필 부문 신춘문예 응모가 적었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동화는 힘들어하는 아빠를 위로하는 아이를 다룬 작품이 많았고, 옛날 이야기를 패러디 하거나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과학 소설도 주목됐다. 끝까지 읽어야만 결론이 예측될 정도로 긴장감이 있는 서사를 지닌 작품도 여러 편 있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나 한자 사용, 긴 문장으로 읽은 세대들을 고려하지 않은 작품에 대한 지적도 어김없이 나왔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는 2011년 1월 1일 새해 아침 지면을 통해 발표된다. 황주연 기자 이화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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