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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신춘문예] "소설은 '저의 것'을 배설하는 수단"

강필선

강필선1985년 전남 나주 출생조선대 문예창작학과 4학년 (desk@jjan.kr)

당선 통보를 받았던 순간, 매섭기만 하던 겨울 바람이 저를 공중에 띄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람이 육체를 휘감았을 때, 저는 잠시동안 처음 경험한 어색함을 벗어나려는 발버둥을 쳤습니다. 그러나 머지 않아 그 바람이 제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했습니다. 창작은 제 삶의 일부로서 항상 저를 따라 다녔습니다. 그것은 '불안'이라는 그림자를 달고 있었습니다. 소설은 저를 몸서리치도록 외롭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창작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고뇌의 시간을 극복하고 이뤄 낸 한 편의 작품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을 쓴 뒤의 카타르시스는 오래 묵은 것을 시원하게 배설하는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소설은 '저의 것'을 배설하는 수단입니다. 배설하지 못하는 인간은 죽습니다. 저는 소설이 있기에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제가 어떤 자리에 있든 간에 창작은 멈출 수 없는 행위입니다. 매일 화장실을 가듯, 저의 창작은 지속될 것입니다.

 

제 소설을, '저의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저는 이 기쁨을 저의 연인이자 스승인 청명이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제게 소설쓰기의 길을 안내해 주고 쉽지 않은 길을 같이 걸어갔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입니다. 청명이에게는 '고맙다.' 보다는 '축하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녀가 가진 사랑과 믿음은 축하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평소 표현이 서툴러 부모님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해 드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멀찍이서 마음으로 후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사랑은 항상 제 마음 한 켠에서 난로 같은 존재였습니다. 힘들 때마다 응원과 격려를 보태준 누나들과 조카들이 있었기에 삶의 태도가 긍정적일 수 있었습니다. 넓은 가슴으로 제 소설을 읽어주신 이승우 선생님. 예리한 지적 속에 울고 웃으면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작품 속에서 희망을 찾아주신 한승원 선생님, 문학의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신 나희덕 선생님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인내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신 김형중 선생님, 전성태 선생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유아입니다. 앞으로 걷고 달려서 선생님들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문인이 되겠습니다.

 

1985년 전남 나주 출생으로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4학년에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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