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음·창법·가사·반주·공연 등으로 음악적 성과 집대성
'한국의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조용필도 환갑을 넘겼다. 엄습했던 환갑의 공포를 이겨낸 그는 지난해 소록도에서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가졌다. 그의 음악은 이제 소외된 이들을 어루만지고 있다. 김익두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56)가 '국민 가수' 조용필의 인생이 담긴 「조용필의 음악세계」(평민사)를 펴냈다.
"노래 잘하는 가수는 많은데, 노래로 자기 세계를 구축한 가수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나는 조용필 노래에서 '한국적 정한'이 담겨 있다고 봤어요. 그의 모든 노래에 샘이자 뿌리죠."
그와 조용필의 만남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조용필 매니저 장두익의 소개로 그를 만났다"며 키는 작지만 아우라가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조용필은 당시 '한(恨)'을 강조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망국의 한이 시대적인 한이라면, 고려가요 '가시리'와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에서 노래되는 민족 정서의 한을 정확하게 짚었다고 적었다. 그래서 조용필의 노래는 미당 서정주의 시(詩)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 겨울의 찻집'은 서정주의 '동천(冬天)'과 닮았다고 했다.
"그의 노래는 정한을 폭발적으로 토로하는 노래가 아니라, 그것을 가만히 응시하고 관조하고 서서히 체념해 가는 노래입니다. 그 정한을 아름답게 정화(淨化)해 나가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일생을 대변해주는 자전적인 시가 있듯, 가수에게도 가수의 삶을 대변해주는 자전적인 노래가 있다. 조용필의 대표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김희갑 양인자 부부의 작사·작곡에 의해 나온 작품. 이들 부부는 "조용필은 술을 마시면서도 음악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며 "라이브 음악만 고집하는 걸 보면 진정한 프로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조용필의 성음·창법·가사·반주·공연 등에 관한 음악적 성과를 집대성했다. 지난해 초고를 탈고해 10년 가까이 걸린 작업. 그는 "전공이 아닌 분야라 힘들었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매달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은퇴 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전북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제2회 「객석」 예술평론상(1991), 제3회 판소리 학술상(2003), 제3회 노정 학술상(2003) 등을 수상했으며, 우리의 전통 소리에도 조예가 깊어 「전북의 민요」,「전북의 노동요」, 「위도 띠뱃놀이」 등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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