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AI여파" 상가 돌며 설명…상인들 "위기경보 언제까지…" 한숨
13일부터 27일까지 재래시장 등에서 살아있는 닭과 오리 판매가 한시적으로 금지된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익산시 망성면 한 농가에서 발생된 것을 비롯 전남에 이어 경기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불가피한 조치로 취해졌지만, 가금류 판매를 생계로 삼고 있는 상인들에게는 그 어느때 보다 고통스런 나날로 다가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담당인 익산시 축산과 축산방역계 송수경씨(7급·실무관)와 같은 과 유정안씨(7급·AI담당)는 13일부터 시행되는 가금류 판매 금지조치를 알리기 위한 첫 대상지로 황등면 황등리 황등재래시장을 찾았다.
상인들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주섬주섬 서류를 챙겨 황등재래시장에 다다른 시간은 12일 오전 10시 40분.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데 손놀림이 바쁜 몇몇 상인들만 눈에띌 뿐 시골 여느 시장과 다름없이 고요하다.
서류를 들고 나타난 이들 공무원들과 눈이 마주친 촌닭치킨 한명단씨(57)가 방문 이유를 이미 알아차린 듯 "내일(13일)부터는 닭을 안 팔겠다"고 선수를 친다.
공무원 유씨가 13일부터 시행되는 가금류 판매 조치를 설명하며 '축산물 포장 방법'등의 내용을 담은 설명문을 건네자 이를 받아들며 "AI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말부터 닭이 팔리지 않아 죽을 지경이다"며 딴전을 피운다.
한씨는 지난 2006년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시 자신의 가게에서 사육중이던 닭 50여 마리를 살처분했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판매 금지가 언제까지 이뤄지냐"고 반문한다.
이들 공무원들이 서둘러 한씨 상가 앞 초원닭집으로 발길을 옮기자 인기척을 알아차리 듯 창문을 열며 얼굴을 내밀던 주인 이명숙씨(58)가 "내일부터 닭을 판매할 수 없다는 소식을 방송을 통해 들었다"며 보관중인 닭 모두를 오늘 살처분하겠다고 말한다.
공무원 유씨가 '내일부터 닭을 팔면 단속에 적발된다'며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계도차원의 방문이라고 말을 건네자 닭 수송차량 운전기사한테 말을 전해들었다며 걱정말라고 안심시킨다.
서둘러 차량에 몸을 던진 공무원 송씨와 박씨는 함열 재래시장을 향해 달린다.
지난 2006년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당시 조사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지역내 닭집 모두를 한 눈에 꿰고 있다.
주저없이 달리던 차량이 멈춰선 곳은 함열 재래시장내 보시원.
주인 박씨(65)가 점심 먹거리 반찬을 챙기다 손을 놓더니 "뭣하러 왔어. 내일부터 닭 안팔려니까 걱정하지마"라며 귀찮은 듯 말을 건넨다.
공무원들이 이날 찾은 닭집은 황등재래시장내 3개 닭집과 함열 재래시장 5개 등 모두 8곳에 이른다.
익산시 축산과 축산방역계 유정안씨는 "닭 판매를 생계로 삼는 상인 대대분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여파를 인식해 행정 지침에 잘따라 주고 있지만, AI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 2006년의 경우 상인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단속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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