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키워드로 책 읽기] 장하준

예리하게 꼬집은 시장경제의 허실

종이에 손을 베었다. 별 것 아닌 상처인데 피가 스물 스물 맺히고 은근한 통증이 신경 쓰이게 만든다. 크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면서 쉽게 놔버릴 수도 없는 상처. 이렇게 장하준의 책은 종이엔 벤 손의 상처를 떠올리게 한다.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사는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경제나 정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적어도 연예인이나 스포츠 보다는 그렇지 않은가. 더군다나 나에게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정책이나 거시경제 같은 부분은 다른 나라 이야기만 같다. 그래서 장하준의 책을 읽으면 그 독설과 직설적인 내용 속에서도 크게 깨달아 지는 것은 없다. '아, 위험하구나' '이런 비밀이 있었구나' 같은 단편적인 생각에서 끝나는 것. 하지만 어느새 신경 쓰게 된다. 물건을 살 때도, 뉴스를 볼 때도 타고난 그의 지적이 떠오르고 다시금 깨닫는다. 아무리 작은 상처도 덧난 후에는 더욱 고통스럽고 고치기 어렵다는 걸.

 

▲ 자유시장 자본주의라는 환상 깨기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저/ 부키/ 1만 4,800원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장하준이 쓴 책은 여러 권이지만 일관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있다. 수많은 문제점과 제약을 가진 자본주의임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 이라는 것. 그러나 지난 30년간 세계를 지배한 자유 시장 자본주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본디 알고 있는 자본주의가 지금 우리 시장을 움직이는 자본주의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며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갈 수 있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만을 토대로 경제 시민으로서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 '재미'면에서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보다 떨어지지만 그의 책 중에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꼽는다.

 

▲ 신자유주의적 조류 '경제 교과서' -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저/ 부치/ 1만 4,000원

 

만약 누군가 장하준 교수의 책을 한 권만 추천하라면 단연 이 책부터 꺼내들고 싶다. 시각 차이는 있겠지만 그의 책들 중에서 이해하기 쉬운 축에 속하기 때문. 또한 장하준 교수의 신작을 읽고 싶다면 거쳐 가야 할 준비운동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그 동안 우리에게 긍정적으로만 알려졌던 '세계화'와 '개방'을 강조한 신자유주의적 조류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세계화'에 대한 허구, 부자나라가 생긴 과정, 우리가 진짜라 믿고 있지만 진실이 아닌 역사적 사실 등을 진지하게 접근한 것. 우울한 시작이지만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를 발전시킬 방법과 낙관적인 시선으로 끝을 맺어 그리 암울하지만은 않다. 저자의 6살 난 아들을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쓴 부분이나 낯익은 회사명들이 책에대한 접근을 더욱 쉽게 해줄 것이다.

 

▲ 희망과 절망 사이, 한국경제의 단면 - 장하준,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장하준 저/ 시대의 창/ 13,500원

 

'위기의 대한민구,상생의 대안,사회적 대타협' 이란 부제가 붙은 책. 2007년에 출간 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신기할 정도다. 사람들은 대부분 힘든 상황이 오면 비관적으로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혹시나'하는 희망을 갖고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장하준은 너무나 잔인하게도 한국 경제를 현실 그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그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대안이 더 믿음이 가는지 모르겠다. 전문인이 바라본 경제의 합리적인 단면을 인터뷰 작가 지승호가 쉽게 풀어내 일반인들이 읽기 좋은 책. '세상이 꼭 흑백이 아니고 진실이 한 가지만은 아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알아보자.

 

이지연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전북현대[CHAMP10N DAY] ⑥전북현대 가슴에 ‘왕별’ 반짝⋯우승 시상식 현장

익산익산경찰, 음주운전 집중단속

전북현대‘10번째 우승 대관식’ 전북현대, 전주성 극장으로 만들었다

전북현대[CHAMP10N DAY] ⑤함께 울고 웃었던 전북현대 팬들이 준비한 선물은?

익산익산 왕궁농협, 종합청사 신축공사 안전기원제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