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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권하고 싶은 책] ⑪소설가-강필선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해가 거듭될 수록 신춘문예·각종 공모전에 응모되는 작품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물론 작품의 질적 수준 또한 높아진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등단의 벽. 하지만 그 자리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기에 지망생들은 수차례 쓴 고배를 마셔야만 한다. 작품을 준비하고 설계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지나 그 결과가 절망적일 경우 순수했던 꿈 많은 예비 작가들은 '포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새기게 된다.

 

그들은 본래 꿈을 꾸는 영혼들이다. 꿈속에서 새로운 세상과 시대를 만들던 신세계적 영혼들은 날개 짓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다.

 

여기서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는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추락하는 예비 작가들이 바람을 타고 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는 스페인어권 최고 문학상인 세르반테스상에 이어 2010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소설가다. 훌륭함을 의심할 수 없는 이의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는 예비 작가들의 지침서이자 목소리가 된다.

 

책은 편지형식으로써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여기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의 어조는 차분하면서도 겸손하게 다가온다. 다소 조심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하고자 하는 말은 분명하게 전달한다. 간결하지만 섬세하게 이야기는 독자의 뇌리에 박히기에 충분하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는 다른 물질적인 조건보다는 '글쓰기의 즐거움'이 가장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의 시작은 '창작의 즐거움'에 있다. 이 마음자세는 작가를 꿈꾸는 영혼들이라면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취미로 할 수 있는 일도, 스포츠 삼아 할 수 있는 일도, 심심풀이 삼아 가끔씩 해보는 고상한 놀이도 아닙니다. 글쓰기는 그야말로 온 몸을 바쳐야 하는 작업이며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직업입니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복종의 길입니다.'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친구 호세마리아의 몸에 서식한 촌충에 관한 이야기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절한 예를 들어가며 조언하고 있다. 촌충에 의해 먹고 살아가는 친구의 모습은 '글쓰기가 작가의 삶을 갉아먹는다.'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다. 호세마리아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촌충에 의해 산 것처럼. 작가라면 살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 사는 것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창작의 즐거움이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소설은 '거꾸로 된 스트립쇼'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나씩 알몸을 드러내는 것과 반대로 앙상한 알몸 위에 옷을 입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가 생각하는 소설은 인물, 사건, 배경의 기초 위에 상상력과 글 솜씨를 쌓아올린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는 이처럼 갓 소설가에 입문한 나와 같은 사람이나 신세계를 꿈꾸는 젊은 영혼들에게 던지는 경험자의 회고록이다. 그리고 다른 영혼들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이다. 창작의 방법론적인 책들은 이미 많이 있다. 그러나 지친 영혼들이 마음자세를 다잡기 위해서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면, 경험자와 상담을 하고 싶다면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와 대화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영혼들이 날개 짓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신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끝으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의 편지를 읽은 사람으로서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작가란 창작 욕구에 탐욕스럽게 사로잡힌 자이다. 그것의 시작은 반항심에서 나온다. 스스로가 선택한 본종의 길에 충실하라. 노력하라. 문학 자체만을 생각했던 처음을 떠올려라.'

 

▲ 소설가 강필선씨는 전남 나주 출생으로 201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현재 조선대 문예창작학과에 재학중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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