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란·두부·콩나물·제철 과일 등 친환경농산물 공급…소비자 신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품질좋은 농산물을 도시민들이 직거래로 소비하는 완주군의 로컬푸드 사업.
유정란(10알)·두부(1모)·콩나물(300g)의 기본 3품목에 5~8종류의 제철 채소·계절 과일이 '꾸러미'로 매주, 또는 원하는 사람에게 격주로 공급되고 있다.
회원수가 작년 10월 104명으로 시작해 현재 2400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꾸러미의 품질과 신선도 때문이다. 특히 유정란·두부·콩나물 기본 3품목은 뛰어난 품질과 맛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완주군 꾸러미 농산물의 생산지를 다녀왔다.
▲유정란
"유정란은 적자여. 마을 사람들이 로컬푸드의 좋은 취지를 이해하고 그냥 싼 가격에 주는 거여. 돈 생각하면 군에 안주고 일반소비자에게 장사하면 되지만…. 행정에 협조해야지"
40여농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270마리의 토종닭을 기르고 있는 완주군 소양면 인덕마을의 유철환 두레농장 관리위원장(58)은 "우리는 닭을 양계장에 가두지 않고 '운동을 시키며' 키우고 있다. 당연히 튼실한 계란을 낳고 있다"며 "사료와 인건비를 생각하면 손해지만 완주군 로컬푸드 건강한 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량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마을은 계사에 수탉인 장닭이 15마리를 섞어 '생명이 있는'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사료를 먹기는 하지만 논과 밭을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먹으며 크기 때문에 계란이 탄성있고 맛있음은 물론이다. 꾸러미 회원들은 '부드럽고 달콤하다'며 유정란을 더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 마을 닭은 육질이 우수해 모두 두당 2만원에 판매가 예약돼 있다.
산란계가 아니어서 1주일에 500개 안팎의 계란이 생산돼 전량 꾸러미사업에 납품된다. 납품가는 10개에 3000원인데 소문듣고 찾아온 일반인들이 4000원 이상을 준다 해도 '물건이 없어서' 못판다.
인덕마을과 함께 유정란을 생산하는 구이 상하보마을, 개별농가 7곳은 경천면 가천리 행복농장 김종촌 대표(44)의 기술 지도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로컬푸드 납품용 1500마리, 한살림 생협 납품용 6000마리 등 총 7500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다. 평당 10마리의 여유있는 양계장은 햇빛이 들고 공기가 통하게 설계된데다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청소와 계분처리에 노하우를 쌓아 양계장에서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일주일에 1200판(1판 10개)의 계란을 로컬푸드에 납품하고 있는 김 대표는 경기도 화성의 농장에서 5년간 일하며 유정란을 배웠다. 총체보리·우리밀·백미·현미 등을 섞은 '고급'사료에는 항생제나 화학제품을 전혀 넣지 않는다.
김 대표는 "유정란은 로컬푸드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단순히 정자가 들어있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명의 정신으로 만들어진다"면서 "기술지도를 받은 군내 마을들이 유정란을 생산해 소득을 올리는 것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자연적인 환경에서 키워져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행복농장의 산란계가 생산한 유정란도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유정란은 영세 소농의 소득을 높인다는 취지에 맞게 앞으로 45곳의 개별농가가 생산에 참여할 예정이다.
▲두부
"전기를 사용하는 최신식 기계이지만 솥단지로 콩물을 끓이는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두부를 생산합니다. 원료인 콩의 품질이 우수해 두부의 맛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경천면 요동마을 싱그랭이 영농조합법인(대표 홍성태·45)는 어른들로부터 전수받은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어 꾸러미에 지난달부터 일주일에 500여모를 1모당 3000원에 납품하고 있다. 여름 6~8시간, 겨울 16시간 등 적당한 시간동안 콩을 불려 마쇄기로 콩을 간다. 불리는 시간을 잘 조절해야 맛이 좋고 생산량이 많아진다.
콩물(두유)을 비지와 분리해 솥단지에 20여분간 끓인 후 5분간 응고시킨다. 두부와 공기의 접촉은 최대한 짧아야 하며 즉시 포장해 식혀서 냉장보관한다.
"콩은 물론 물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정수된 물을 쓴다"는 홍성태 대표는 "두부생산 기계를 설치하는 사람이 콩의 품질과 두부의 맛에 깜짝 놀랐다. 전국을 다니며 기계를 놔주고 있는데 경천의 콩과 두부 맛이 가장 좋다고 극찬했다"고 말했다.
산세가 좋아 불명산·써레봉에 오르기 위해 봄~가을에는 평일에 날마다 1대 이상의 관광버스로 등산객이 요동마을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요동마을은 멧돌·가마솥을 준비해 체험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경천면 원용복마을은 31농가가 참여해 2009년 12월부터 두부를 생산했다. 지난해 10월 완주군 로컬푸드 출범과 동시에 납품을 시작해 일주일에 500여모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콩이 흉작으로 콩값이 예년에 ㎏당 3500원에서 8000원으로 비싸지는 바람에 원료 콩을 구하는데 애를 먹었다. 원용복마을은 올해 농가들에게 ㎏당 최저 4000원을 보장하고 작년의 2배 이상 재배면적을 확보했다.
이 마을 남준우씨(68)는 "완주군의 로컬푸드 사업으로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됨에 따라 콩 재배와 두부 생산으로 주민들의 소득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경천면은 '대원'·'태광'등 메주콩과 '유태' 등 콩나물콩의 생산지이며 국내에서 면단위중 가장 많은 콩을 생산하고 있다. 물빠짐이 좋고 토양이 기름져 콩 재배에 적지다. '찰지고 구수한'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천의 두부는 콩 보다 5배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하고 있다.
▲콩나물
"무농약 인증 받은 콩에 아무 것도 섞지 않은 깨끗한 물을 주며 콩나물을 기릅니다. 다른 비법은 없습니다"
완주군 로컬푸드 꾸러미밥상에 콩나물을 납품하는 고산면 서봉리 야고보농장 김영권 대표(42)는 아이쿱 생협에 콩나물을 전량 납품하다 일부를 꾸러미로 옮겼다.
"4계절 22~23도의 온도를 맞춰주고 친환경적으로 콩나물을 생산, 아이쿱 생협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김 대표는 고산농협을 통해 콩을 수매하는 등 지역생산품의 판로확보로 농민들이 마음놓고 콩을 재배하도록 하고 있다.
"아이쿱 생협 납품으로 충분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그는 경천면 구재마을 '즐거운 영농조합법인(대표 장종혁·53)'의 기술이사를 맡아 무농약 인증을 받은 콩나물 재배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즐거운 영농조합은 현재 106평의 콩나물공장을 세우고 있고 내달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농어촌공사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받은 지원금중 4억을 투자, 첨단 공장을 건립해 친환경 콩산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2년전부터 콩나물 콩 원료인 유태를 확보하고 기술을 배우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 "농민들이 콩으로 파는 것보다 콩나물로 팔면 부가가치가 5배 이상 오른다. '아삭하고 고소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콩나물 생산량이 많아지므로 로컬푸드는 물론 학교급식·콩나물국밥집 등으로 판로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군 로컬푸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임정엽 군수는 "지역에서 최고품질의 농산물을 선별해 꾸러미사업에 공급받고 있다"면서 "집하유통시설이 곧 완공되면 완주의 많은 농민들이 꾸러미사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군 유원옥 로컬푸드 담당은 "유정란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서두르고 있으며 두부는 생산능력이 충분하다. 콩나물은 내달부터 여유있게 공급될 것"이라며 "전주시민들이 완주군 로컬푸드 농산물의 품질을 확인하고 꾸러미 회원 가입이 크게 늘고 있으나 지금은 유정란 물량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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