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연극의 현주소 보여줄 감동의 무대
삶은 최초의 시연으로만 구성되는 서투른 연극이다. 삶의 모든 것은 단 한 번 뿐이라서 의미를 갖는다. 연극 한 편을 보았을 때 느낌 역시 단 한 차례 뿐이다. 그렇기에 그 감동은 귀하다.
'제27회 전북 연극제'가 '단 한 번의 감동'을 재현한다.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회장 류경호·전북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연극제는 19일부터 24일까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대 JJ아트홀·창작소극장,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에서 열린다. 창작 초연작은 극단 둥지의 '불편한 사람들'과 문화영토 판의 '고령화 가족'. 극단 황토 레퍼토리 시스템의 '완주군 삼례읍'이 연극제 개막을 알린다. 류경호 회장은 "새로운 도전과 실험의 산실인 전북연극제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북 연극의 자존심을 지켜왔다"며 "지난해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수상으로 전북 연극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던 것처럼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전북연극제 최우수작품상은 6월 원주에서 열리는 '제29회 전국연극제'에 전북 대표팀으로 출전한다.
▲ 창작극회, '그 여자의 소설'
19일~24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7시) 전주 창작소극장
창단 50주년을 맞은 창작극회는 '그 여자의 소설(작 엄인희·연출 홍석찬)'을 선택했다. 1998년, 2002년 최대 관객들을 동원한 앙코르 작품. 류경호 회장이 당시 연출을 맡아 전북 연극제에서 은상과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일제 강점기에서 6·25 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씨받이로 살아가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이 그려진다. 작고한 엄인희씨가 쓴 작품으로 거대한 힘에 의해 휘둘리는 나약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도 엿볼 수 있다. 문의 063) 282-1810.
▲ 극단 둥지, '불편한 사람들'
2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서울대 법대 졸업생'인 칠복은 까칠남.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직업은 무당이다. 그와 오랜 지기인 민호는 정신과 전문의. 하지만 심한 건망증으로 인해 해고를 당해 현재는 백수다. 이들의 '불편한 동거'는 상황을 자꾸 꼬이게 만든다. '불편한 사람들(작·연출 문광오)'은 '불편한 관계'를 꾸밈이나 과장, 생략 없이 전할 뿐이다.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 문의 010-5633-2600.
▲ 극단 황토 레퍼토리 시스템'완주군 삼례읍'
21일 오후 7시30분 전주대 JJ 아트홀
극단 황토 레퍼토리 시스템의 '완주군 삼례읍(작 손톤 와일더·연출 장제혁)'은 극적 스토리 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명중과 미선은 옆집에서 나고 자라 같은 학교를 다니며 결혼까지 골인한다. 둘째 아이 출산 도중 목숨을 잃은 미선은 죽어서도 안타까워 하다 12번째 생일로 돌아가게 됐다. 미선의 대사와 소소한 몸짓, 표정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 문의 010-4499-2009.
▲ 문화영토 판, '고령화 가족'
2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고령화 가족(작 천명관·연출 안대원)'은 천명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콩가루 집안'의 이야기다. 무늬만 영화감독인 작은 아들은 계속되는 영화 실패로 아내와도 이혼, 어머니의 낡은 빌라에 들어간다. 어머니 집에는 형무소를 몇 번이나 들락거린 전과자 형이 버티고 있다. 뒤이어 이혼한 여동생까지 딸과 함께 집에 온다. 이 가족의 평균 나이는 49세. 정말 '고령화 가족'이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도 어머니는 쓰디쓴 실패를 맛본 자식들을 모두 거둔다. 형제들은 점점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문의 063) 232-6788.
▲ 극단 사람세상, '사랑에 대한 소묘'
22~24일 오후 7시30분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
사랑에 대한 4人 4色 이야기. '킹카'를 애인으로 만들기 위한 여우, 우정과 사랑 사이를 고민하는 노총각·노처녀, 정체 불명의 전라도 부부, 이웃에 살던 첫사랑과의 재회…. '사랑에 대한 소묘(작 위성신·연출 편성후)'는 삶에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으로 사랑을 선택한 게 아닐까. 문의 063) 468-2139.
▲ 극단 명태, '안녕! 오아시스!'
2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안녕! 오아시스(작 최 정·연출 최경성)'의 시간적 배경은 크리스마스 이브. 오아시스 마트 직원 호영은 물건을 정리하던 창고에서 재고품을 슬쩍하는 나영을 목격한다. "훔쳤다""훔치지 않았다"로 서로 옥신각신하던 이들 앞에 한 군인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다. 순간 경비 아저씨의 실수로 창고문은 잠긴다. 오 마이 갓! 문의 063) 274-7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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