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부스를 떠났던 인기 DJ들이 속속 청취자들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작년말 왕년의 명 DJ들이 대거 복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신해철, 성시경 등 마니아층을 거느렸던 심야 DJ들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방송사들은 이들을 붙잡기 위해 과거의 인기 프로그램을 부활시키고 기존 프로그램의 시간대를 옮기는 열의를 보였다.
이들이 방송사의 기대에 부응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라디오 스타'를 모셔라 = 가수 성시경은 다음 달 1일 방송되는 MBC FM4U(91.9MHz) 'FM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를 통해 3년 만에 라디오 DJ로 돌아온다.
'FM음악도시'는 1996년 4월~2006년 4월 심야 시간대를 이끌었던 프로그램으로, 성시경의 라디오 복귀와 함께 5년 만에 부활했다.
성시경은 2008년 군입대 전까지 같은 방송사의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를 진행하며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그가 끝인사로 하던 '잘자요'란 코멘트는 프로그램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성시경은 작년 5월 전역 후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나 음악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시경의 소속사 관계자는 22일 "성시경씨 본인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느끼고 '음악도시'라는 멋진 프로그램이 부활해 DJ 제의를 수락했다"며 "MBC도 이달 말 성시경의 콘서트 일정을 고려해 개편보다 3주 늦게 방송 시기를 잡는 배려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가수 신해철 역시 4년 반 만에 MBC 라디오 DJ로 복귀했다.
그는 지난 9일부터 매일 새벽 2~3시 FM4U 심야 프로그램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은 SBS라디오에서 2001년 4월~2003년 3월, 2008년 4~10월 방송되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으로, 방송국만 바꿔 동일한 형태로 부활했다.
MBC는 2003년 10월~2007년 10월 유사한 콘셉트의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을 방송하기도 했다.
MBC가 자신들이 썼던 '고스트네이션' 대신 '고스트 스테이션'이라는 타방송사 프로의 이름을 따온 데는 신해철의 의사가 많이 반영됐다.
정찬형 담당 국장은 "처음에 '고스트 라디오'를 제의했다가 신해철 씨가 '고스트 스테이션'을 더 선호했다"며 "신 씨가 죽 해왔던 프로그램이고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쓰인 단어라 그의 의사를 존중했다"고 말했다.
MBC는 신해철을 영입하며 프로그램 명 외에도 이 시간대 방송되던 '이주연의 영화음악'의 방송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 늦추는 성의를 보였다.
◇명DJ 복귀 배경은 '복고 열풍' = MBC에 앞서 개편을 마친 SBS와 KBS도 왕년의 명DJ들을 대거 영입했다.
SBS 러브FM(103.5MHz)은 지난달 초 '2시의 뮤직쇼 김기덕입니다'를 신설했다. 'DJ계의 전설' 김기덕은 이 프로그램으로 1년여 만에 다시 라디오로 돌아왔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변진섭도 러브FM '희망사항 변진섭입니다'를 통해 3년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했다.
KBS 해피FM(106.1㎒)은 앞서 올해초 각각 1970년대와 1980년대 명DJ로 이름을 날렸던 임문일과 이택림을 불러들였다.
매일 밤 12시 '0시의 음악여행 임문일입니다'를 진행하는 임문일은 1996년 KBS 2라디오를 떠난 후 15년 만에 청취자들 곁으로 돌아왔고 이택림은 '즐거운 저녁길 이택림입니다'를 통해 3년 만에 다시 지상파 라디오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의 복귀 배경에는 '세시봉'에서 시작된 복고 열풍이 있다. SBS 러브FM은 아예 지난 4월 개편의 테마를 '7080세대를 위한, 7080세대에 의한 채널'로 잡았다.
SBS 관계자는 "라디오 음악 프로에서 소외됐던 성인층을 잡기 위해 과거 인기 DJ들을 영입할 필요가 있었다"며 "아무래도 익숙했던 목소리라 청취자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본인들도 오랜만에 복귀한 만큼 프로그램에 남다른 열의를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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