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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서 시차 없이 읽는다…동시출간 늘어

오는 24일(현지시간) 출간을 앞둔 스티브 잡스의 첫 공식 전기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잡스의 이번 전기는 원서 출간 후 최소 몇 달이 지나야 한국어판을 만날 수 있는 대부분의 경우와 달리 미국에서 원서가 출간됨과 동시에 다른 20여 개국 독자들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독자들의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전기를 펴내는 민음사의 이미현 홍보부장은 16일 "현지 출판사가 전략적으로 전세계 동시 출간 기준을 계약 전부터 제시했다"며 "마무리되는 원고부터 일부씩 건네받아 번역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서와 한국어판이 시차 없이 동시에 출간되는 경우가 최근 부쩍 늘고있다.

 

잡스의 전기 외에 그의 어록을 담은 책 'I, STEVE'(쌤앤파커스)도 곧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출간되며 대형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차기작 '시장과 정의'(가제.미래엔)도 내년 4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간될 예정이다.

 

앞서 출간된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의 신간 '이상한 놈들이 온다'(21세기북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의 자서전 '온워드'(8.0), 존 스티븐스의 판타지 소설 '에메랄드 아틀라스'(비룡소) 등도 원서와 거의 시차 없이 한국 독자들을 찾았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사망에 따라 출간일을 앞당긴 잡스의 책처럼 뜨거운 이슈를 바탕으로 한 책들의 경우 이슈가 사그라지기 전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동시 출간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지하 갱도에 갇혔다 69일 만에 구조된 칠레 광부 33인의 이야기를 담은책 'The 33'(월드김영사)는 올해 2월 한국을 비롯한 4개국에 동시 출간됐으며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를 다룬 책 '위키리크스'(지식갤러리)도 올해 초 11개국에서동시 출간됐다.

 

21세기북스 관계자는 "해외 출판사에서 동시 출간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과거보다 해외 출판사나 에이전시와의 소통이 빠르고 쉬워진 것도 동시 출간을 가능하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원서보다도 한국어판이 먼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 방한한 알랭 드 보통이 들고온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의 경우 원서인 영어판은 내년 2월에야 출간될 예정이다.

 

한국 출판사가 집필 단계에 선계약해 원고가 마무리되자마자 곧바로 번역해 선보인 것이다.

 

자기 계발서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으로 주목받은 스티브 도나휴의 신작 '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김영사)도 최근 한국에서 먼저 출간됐다.

 

동시 출간이 통상 원서 출판사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면 이러한 국내 선출간 사례는 국내 출판사의 기획으로 이뤄진 것이 많다.

 

특히 전작이 국내에서 유독 두드러진 성과를 낸 저자인 경우 출판사도 저자의 이름값을 믿고 계약하고, 저자도 한국 독자를 특별히 고려해 선출간이 이뤄지는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인 앤디 앤드루스의 신작 '폰더 씨의 위대한 결정'(세종서적), '마시멜로 이야기'의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의 신작 '바보 빅터'(한국경제신문)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간됐다.

 

이러한 선출간은 인기 저자의 후속작을 기다리는 국내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며 글로벌 출판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이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트렌드가 출판사의 과도한 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출판 관계자는 "출판사들이 좋은 저자를 발굴하기보다는 상품성이 검증된 저자의 책을 출간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내용이 검증되지 않은 외서에 국내 출판사들끼리 과도한 경쟁이 붙으면서 부실한 콘텐츠에 높은 선인세를 지불하면서 자칫 한국출판사들이 '봉'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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