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과 풍류의 땅, 예향 전북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것 중에 하나가 축제다. 정월대보름(6일)을 맞아 도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풍물굿은 푸지고 푸진 흥사위를 돋워준다. 꽹과리 소리에 놀라 멍해지다가 한 패거리로 동요되고야 마는 현장을 둘러보자.
△ 2012 임실 필봉 정원 대보름굿 (4일 오후 2시 임실 필봉굿마을 일대)
"풍물굿의 미학은 푸진 것, 나누는 것입니다. 사람이 푸지게 모여야 하고, 말도 푸져야 하고, 음악도 푸져야 하고, 술도 푸져야죠. 무엇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삶과 마음이 제일로 푸져야 합니다."
양진성 임실필봉농악보존회 회장은 필봉굿을 치면서 푸진 것을 만들고 푸진 것을 나누는 사람이 많아지길 원한 아버지(故 양순용)의 마음에서 한 번도 빗겨나지 않았다. 어느덧 '흥의 명인'으로 살던 아버지 인생이 자신의 인생이 됐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는 묵은 액을 털어내고 한 해의 안녕을 빌기 위해 '필봉 정월 대보름굿'(4일 필봉굿마을 일대)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서른한번째를 맞는 이번 대보름굿은 오후 2시 필봉마당 동청마당에서 기굿으로 시작한다. 마을 어귀 당산으로 옮겨 마을 수호신에게 굿을 고하고 복을 기원하는 '당산굿', 마을 우물로 이동해 '샘굿'을 치고, 마을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마당밟이'(뜰밟이굿)가 이어진다. 오후 7시부터 채굿 호허굿 풍물굿이 어우러지는 앞굿과 판굿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동굿의 백미를 이룬다.
'푸진 굿과 푸진 삶'을 염원하는 굿판. 세상에 필봉굿의 푸진 굿정신이 널리 퍼 날라지는 날이다. 이날 행사는 필봉굿마을이 주최하고,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주관하며 문화재청,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후원한다. 문의 063)643-1902. www.pilbong.co.kr
△ 도립국악원'얼씨구, 대보름이야'(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야외놀이마당)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이 정월대보름을 맞아 '얼씨구, 대보름이야'를 올린다. 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 류장영)의 수성 반주로 창극단(단장 송재영)의 해학 창무극'변학도의 대보름 잔치'(1부), 무용단(단장 문정근)의 무용극'대보름이야'(2부)가 어우러진다.
썰매 타기, 팽이 치기, 쥐불놀이 등이 이어지는 어스름한 대보름 저녁, 도깨비와 아이들이 달뜨는 모습을 보면서 원을 그리며 소원을 기원하는 모습.
사회는 이정표(국가대표 축구팀 아나운서)씨와 유재준(창극단 단원)씨가 맡는다. 공연은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며, 현장 좌석권은 오후 6시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배부된다. 문의 063)290-5539. www.kukakwon.or .kr
△ 전주 한옥마을 달빛 축제(4~5일 전주 전통문화관)
전주전통문화관(관장 안상철)이 정월대보름(6일)과 입춘(立春·4일)을 앞두고 '전주 한옥마을 달빛 축제'를 연다. 한옥마을 문화 지킴이를 자처하던 문화시설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자리로 소원지 쓰기, 쥐불놀이, 소망등 만들기, 오곡밥 나누기, 부럼 깨기, 달집 태우기 등을 준비했다. 전통문화관은 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노선미)의 오곡밥 먹기와 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오영택)의 부럼 세트 만들기를 패키지로 묶어 '만원의 행복'(캠프 형식)을 내놓는다. 특히 전주 향교 유림들이 문화시설들을 돌며 직접 쓴 입춘첩을 나눠준다. 입춘첩은 옛날 궁중에서 입춘을 맞아 문신들이 지어올린 연상시(延祥詩) 가운데 좋은 시구를 골라 대궐의 기둥과 난간에다 내건 것을 의미한다. 신청 기간은 3일 오후 4시까지. 문의 063)280-7041.
(사)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회장 유지인)도 창암 선생을 추모하며 입춘첩을 써준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국가가 안정되고 국민이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등과 같은 좋은 글귀를 담아준다. 문의 063)283-3131.
△ 부안군 정월대보름 행사(4~6일 부안 마포마을 일대)
부안군이 정월대보름을 맞아 4일부터 6일까지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산제와 용왕제, 달집 태우기 등을 마련한다.
부안 변산면 마포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당산제(마포리 대보름 문화제)를 시작으로 당산나무 용줄 감기, 물동이 이고 달리기, 지게 지고 달리기, 달집 태우기 등 재밌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5일에는 용왕제(격포), '제33회 줄포 민속연날리기 대회'(줄포 자연생태공원), '제6회 대보름 민속제'(매창공원) 등도 곁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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