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고립감…관객 또한 무관심한 세상의 일부더라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하면서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은 프랑스계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사진)의 두 번째 영화 〈시스터〉다. 10대 남매의 어두운 성장 터널을 건조한 시선으로 보여줌으로써 영화를 보는 관객 또한 무관심한 세상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영화는 알프스 한 자락에 위치한 한 스키장이 배경이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서 오빠 같은 남동생 시몽은 여동생 같은 누나 루이와 함께 산다. 스키장에 놀러온 관광객들의 옷, 가방 등을 훔쳐 팔던 시몽은 도둑질이 발각 돼 경찰에 끌려가면서 삶에 위기가 찾아온다.
클레어 드니 감독의 동지인 아네스 고다르 감독과 편집을 맡은 넬리 퀴티어는 인물과 거리를 유지해 감정 이입을 차단시키면서도 미묘한 고립감, 미세한 감정을 잘 잡아냈다.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 4 : 고스트 프로토콜〉에 출연한 프랑스 영화계 신인 여배우 레아 세이두(누나 역), 케이시 모텟 클레인(동생 역)의 연기 호흡이다. 철없는 누나와 성숙한 여인을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레아 세이두의 연기력과 삶의 욕망을 거세당한 채 고단하게 살아가는 외로운 아이의 내면을 표현한 케이시 모텟은 아슬아슬한 일상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관객의 감정 이입을 차단한다.
감독은 1971년 프랑스 브장송 출신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벨기에 방송예술학교에서 영화와 텔레비전을 전공했으며, 알랭 타네의 〈요나와 릴라〉를 비롯한 몇몇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그의 장편 데뷔작 〈홈〉은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상영된 바 있다.
△ 〈시스터〉 = 4/26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28 오후 2시 전북대삼성문화회관, 5/2 오후 2시 전주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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