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워Z (액션/ 115분/ 15세 관람가)
- 강력해진 좀비로부터 가족을 지켜라
살아 있지도, 그렇다고 죽은 것도 아닌 '좀비'라는 존재는 늘 B급 오락 영화의 소재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한층 더 강력해진 좀비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중심에서 무서운 속도로 진격하며 전세계를 위협하고 나섰다.
브래드 피트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 '월드워Z'는 전직 유엔 조사관 '제리'(브래드 피트 분)의 평온한 가정과 전세계적인 이상 징후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도시를겨우 빠져나온 제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병의 근원을 찾아 대재난을 막는 것이다.
대통령도 죽고 부통령은 행방불명에, 전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파괴되는상황. 가족과 함께하려고 일도 그만뒀던 제리는 결국 가족을 지키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대재난의 한복판에 뛰어든다.
제리가 가장 먼저 파견되는 곳이 다름 아닌 한국이라는 설정은 흥미롭다. 제리는 '좀비'라는 단어를 처음 언급한 평택 미군기지 보고서를 토대로 평택에 파견돼 병의 기원을 찾아 나선다.
이후 영화는 좀비의 기원을 추적하는 제리의 여정을 따라 높은 장벽을 쌓은 이스라엘 예루살렘 등으로 무대를 옮기며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영화는 소리에 민감하고 단 12초면 인간을 좀비로 만들고 마는 좀비와의 쫓고 쫓기는 장면 등을 통해 시종일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돌진하는 대규모 좀비 군단의 습격은 박진감 그 자체다.
특히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좀비의 무차별 공격과 탑을 쌓아 거대한 이스라엘장벽을 넘는 좀비떼, 2만 피트 상공의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 등은 한 마디로 장관이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전세계를 구하러 목숨 걸고 나선다는 부분은 전형적인 재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다.
그래도 여타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와 달리 미국 정부가 멸망 위기에 놓인 전세계를 구한다거나 전세계적인 재난이 주인공 덕분에 단 한 번에 해결된다는 식의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이 영화가 지닌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바이러스 전문가라는 박사가 자신의 오발로 어이없이 죽거나 '위장 백신'을 찾은 제리가 콜라를 마시는 장면 등은 보는 이의 실소를 유발한다.
북한에 무기를 팔다 잡힌 CIA 요원의 입을 통해 북한이 2천300만 인민의 이를 모두 뽑아 바이러스 전염을 막는다는 부분은 할리우드의 눈에 비친 북한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는 듯하다.
브래드 피트는 맥스 브룩스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의 영화화 판권을 두고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인류 대재난을 경험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간 원작과 달리 주인공 제리를 중심으로 영화를 풀어나갔다. 마크 포스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더 콜 (액션/ 94분/ 청소년 관람불가)
- 납치된 소녀를 찾는 911 콜센터 요원의 사투
미국에서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곳인 911 콜센터. 하루에도 수많은 응급상황이 쏟아지는 이곳의 풍경은 어떨까.
영화 '더 콜'은 911 콜센터의 24시간 긴박한 모습과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범죄 스릴러와 접목시켜 흥미롭게 그려냈다.
우선 911 콜센터라는 소재 자체가 참신하다. 우리나라의 119처럼 모든 사람이 전화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이지만, 그 내밀한 풍경은 영화나 TV드라마 등에서 다뤄진적이 많지 않다.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으로 콜센터 요원이 등장하고 게다가 여성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조던'(할 베리)은 911 콜센터의 유능한 요원이다. 침착하고 기민한 일 처리로 동료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어느 날 한 소녀의 응급전화에 대응하다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그리고 한 쇼핑몰에서 또다른 소녀(아비게일 브레스린)가 괴한에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자동차 트렁크에 갇힌 채 어딘가로 끌려가던 소녀는 범인 모르게 갖고있던 휴대전화로 911에 전화해 구조를 요청한다. 우연히 이 전화를 받게 된 조던.
하지만 전화기는 위치 추적이 안 되는 전화기여서 범행 차량의 위치를 찾아내기 어렵다. 조던은 소녀와 통화를 지속하며 범행 차량과 범인에 관한 실마리를 찾아내려고 사력을 다한다.
영화 초반에는 '벌집'에 비유되는 911 콜센터의 긴박한 풍경이 눈길을 끈다. 1일 26만8천 건, 1초당 3건의 벨소리가 울리는 이곳은 한꺼번에 수많은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처럼 들려 '벌집'으로 불린다. 전화를 받는 요원이 상황의 핵심을 얼마나 빨리 정리해 경찰에 전달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생사가 결정되기 때문에 통화마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실린다.
이 사건의 범죄자가 또다른 소녀를 납치하고 그에 맞서 주인공이 전화선을 통해범인과 사투를 벌이는 상황은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전화선을 사이에 두고 콜센터 요원과 범인이 보이지 않는 추격전을 벌이는 부분만으로도 영화는 재미를 확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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