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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출신 김병종 서울대 교수 북콘서트 "10살 때부터 다독"

"인문학적 소양 원천은 자연과 독서"

남원 출신으로 문사철(文史哲)에 해박한 한국화가 김병종 서울대 미술대 교수의 미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강의가 관심을 끌었다.

 

전북도 주최, 전북도청 도서관 주관으로 지난 11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화첩기행'의 저자 김병종 교수 초청의 북콘서트가 열렸다.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교수는 자신의 미술세계를 형성한 원천과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김 교수는 13살 이전 고향 시골의 자연 환경이 자신을 책으로, 그림으로 밀어넣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고향에서 강의를 하게 돼 더 긴장된다"면서 "심리학에서 13살까지의 경험이 생을 결정하다는 이론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리산 자락에서 자란 그는 "경제적 조건은 열악했지만 당시 물질적 빈곤을 상쇄할 만큼 풍성한 자연이 예술적 토양이 됐다"면서 "생명의 속삭임, 변화무쌍한 자연의 움직임이 지금까지 그림의 영감이 되고 자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읍에 살다보니 외부와 소통할 수 없는 외로움, 열망을 달래기 위해 10살 무렵 닥치는 대로 게걸스럽게 책을 읽어 일찍 머리가 굵어졌다"고 소회했다.

 

대학시절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강의 내내 샤르트르, 에드거 엘런 포, 게오르그 루카치, 야나기 무네요시, 전혜린 등 많은 문인과 지성인의 글을 제시하며 해박한 인문학적 소양을 드러냈다. 그는 웬델 베리의 '컴퓨터의 사용이 새로운 생각이라면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더욱 새로운 생각이다'를 인용하며 "시대를 넘어 문명의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것은 독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동양미술은 문사철 통섭의 예술관이라고 설명하며 "통섭이야 말로 질주하는 기계문명에 대응하는 수단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국미술은 산수화에서도 관념이 앞섰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에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연작 '바보예수'를 예로 들며 "사군자와 여백 등 문인화의 특징과 분청사기와 같은 텁텁함을 반영하고 싶었다"면서도 "남아메리카를 여행하고 난 뒤에는 작품이 원색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향에 대한 애정을 담아 "전북이 정치권력과 경제력은 약하지만 미래지향적인 곳이다"며 "천혜의 자연환경과 왕조의 숨결이 살아있고 문화자원 풍부해 장차 세계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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