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여년 걸쳐 공사…사계절 풍취 오롯이 / 스토리텔링·상징물·경관적 요소로 차별화
일본 정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조영호 전주시 한스타일관광과 관광마케팅팀장이 겐로쿠엔(兼六園)을 다녀왔다. 조영호 팀장으로부터 일본 정원만의 장점과 특징을 들어본다.
우리나라 정원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최대한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일본 정원은 나무 하나에서 정원의 흙 한줌까지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 완벽하게 가꾸어진다고 한다.
일본 가나자와(金澤)가 품은 겐로쿠엔(兼六園) 정원은 미토 가이라쿠엔, 오카야마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日本三名園) 중 하나로, 화려한 전통문화를 꽃피운 에도시대(1603∼1867)의 마에다 가문에 의해 1676년 첫 삽을 뜬 뒤 170여 년에 걸쳐 완공한 대표적 다이묘 정원이다.
겐로쿠엔 즉, 겸육원(兼六園)은 ‘광대함’ ‘유수’ ‘인력’ ‘고색창연함’ ‘수천’ ‘조망’이라는 6가지 경관 조건을 두루 갖춘 명품 정원이라는 뜻이다. 봄의 벚나무,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눈 등을 통해 사계절 풍취를 즐길 수 있다.
나무 하나에서 정원의 흙 한줌까지 오랜 정성을 담은 11만4436.65㎡의 면적의 겐로쿠엔에는 약 8750그루의 나무와 183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회유식’ 요소를 도입해 종합적으로 가꾸어져 있다. ‘회유식’은 절의 방장이나 어전의 서원에서 바라보는 좌관식 정원이 아니라 넓은 토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정원 안에 큰 연못을 만들고, 구릉을 쌓아 정자와 다실을 지어 전체를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든 정원이다.
겐로쿠엔은 귀담아 듣고, 눈여겨 보아야할 스토리텔링과 상징물이 경관적 요소와 함께 장소적 차별화로 사계절 내내 아름답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겐로쿠엔은 먼저 입구에서부터 자연의 위치에너지만을 이용해 100년 넘게 작동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으며 아담한 자태의 폭포와 함께 뽐내고 있다는 것, 다실인 유가오 정(夕顔亭)은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774년에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두 개의 다리를 가진 석등인 고토지 등롱은 가나자와시와 겐로쿠엔 정원의 상징물로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가라사키 소나무는 13대 번주 나리야스에 의해 가라사키에서 옮겨 심은 것이다. 간코 다리는 11개의 붉은 돌이 거위가 날아오르는 형상으로 놓아져 있고, 가이세키 탑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마에다에게 증여한 것이라며 겐로쿠엔을 방문한 방문객들에게 장소를 둘러싼 스토리텔링을 전하고 있다.
정원의 기본적인 사상을 신선사상에 두고 있는 겐로쿠엔은 ‘스이센’과‘쵸보우’ 즉, 연못과 폭포를 보면서 멀리 노토반도와 하쿠산을 볼 수 있도록 ‘수천’과 ‘조망’이라는 경관적 공존 공간을 만들어 다른 정원이 흉내 낼 수 없도록 장소성을 차별화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겨울철 폭설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밧줄로 나뭇가지 사이를 원뿔모양으로 연결한 유키쓰리를 겐로쿠엔의 상징으로 관광명소화, 명품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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