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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소감] "문우들에 대한 고마움 잊지 않겠다"

▲ 노동주, 1985년 김제 출생, 전주교대 졸업, 김제 진봉초등학교 근무

경적이 울립니다. 뒤돌아보니 택시입니다. 혹시나 싶어 앞사람 등짝에 툭 던지는 소리, 그 생활의 방식을 ‘시’라 믿습니다. 굳게 뒤돌아선 사물의 뒤통수에 대고 오래 말을 걸곤 했습니다. 돌아오는 게 늘 퇴짜일지 몰랐지만, 힐끔 고개 돌린 옆모습이라도 기억했다가 그걸 받아 적는 밤은 늘 깊었습니다.

 

영혼의 반을 시인이 되는 길에 걸었습니다. 내 반쪽만을 통과한 사람들아, 아이들아 미안하고 고맙다. 퇴근 후 방문을 닫고 무언가 헛것만을 쓰고 있는 아들의 어깨를 보며, 아버지 어머니는 어떤 시간을 사셨을까. 오래 살아계시라. 아들의 이야기를 이제부터 들으소서.

 

금이 번진 벽에 새로 도배를 하던 날, 몇 번의 귀얄질로 벽지 속 국화꽃이 천장까지 피어오르던 오후가 있었습니다. 쥐가 달그락거릴 때마다 아버지가 천장을 치대던 그 밤도 생생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 삶의 실금 위로 떨어져 내려쌓인, 그 따뜻한 국화꽃잎의 기억으로.

 

평생을 사는 나. 시 쓰는 삶에 한 아름 꽃잎을 보태주신 종호 선배, 지웅 형, 안성덕 선생님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박성우 선생님, 정양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제 생활의 반인 가족과 친구와 진봉초 식구들에게 고마움 전합니다.

 

나를 시인처럼 살게 해준 하연, 사랑합니다.

 

문우들에 대한 고마움은 생활로써 대신 갚겠습니다. 졸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 두 선생님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매번 제 시의 뼈대를 부러뜨리던 강연호 교수님, 저는 언제나 강골이 될까요. 은혜가 깊지만 갚을 수 없는 깊이이므로 갚지 않겠습니다. 더 빚을 지렵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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