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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이경호 에세이집 〈사랑의 황금률〉

"우후죽순 문학상, 제 역할 못해 유감"

국내에서 한 해에 시상하는 문학상은 어림잡아도 수백 개에 이른다. ‘동인문학상’이나 ‘이상문학상’처럼 유명 언론사나 문예지에서 제정한 문학상도 있고 문학 동호인들끼리만 조촐하게 수상자를 선정해 서로에게 알리는 문학상도 존재한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문학상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려면 문화행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당 지역 출신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이 활발하게 제정되고 있는 것이다.

 

문인들의 처지를 감안하면 등단의 기회를 제공하고 개개인의 문학적 성취를 대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이런 문학상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지만, 문학평론가 이경호 씨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문학상에 유감을 표한다.

 

이씨는 에세이집 〈사랑의 황금률〉에서 그 많은 문학상이 제각기 독특한 위상과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황금알).

 

문학상의 내실보다는 명분을 앞세우기에 급급해서 빚어진 결과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씨는 무엇보다도 각각의 문학상이 자기만의 색깔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작고 문인의 유업을 기리는 취지에서 문학상이 제정된 경우에는 작고 문인의 문학관을 계승하거나 그것과 유사한 문학 작업을 선보이는 작품들 속에서 수상작을 선정해야 한다고 했다.

 

“문학의 다양한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소월문학상’과 ‘김수영문학상’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구태여 두 가지 문학상이 함께 존재할 이유가 없다. (중략) 이러한 유명무실의 결과가 어쩌면 문학에 대한 관심의 위축과 결부된 것 같아서 마음은 더욱 착잡하기만 하다.”(60~61쪽)

 

이씨는 문인 지망생들에게 등단을 미끼로 금품 헌납과 같은 뒷거래를 알선하는 ‘등단 뚜쟁이’, 편협한 기준 또는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작가들의 작품을 평가해주거나 홍보해주는 역할을 하는 문학평론가 등 문학 현장의 어두운 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더불어 우리 문학계의 그릇된 ‘청탁과 투고’ 관행이 창작의 열정과 능력을 갖춘 문인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앗아가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꼬집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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