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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앗아간 '귀농의 꿈'

닭 출하 못하던 김제 농장주 스스로 목숨 끊어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닭을 출하하지 못한 5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남성은 2년 전 고향으로 귀농해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농장을 빌려 닭을 사육해 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6일 김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 20분께 김제시 금구면 봉모씨(52)의 집에서 봉씨가 제초제를 마시고 쓰러져 있는 것을 봉씨의 누나와 매형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봉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전 8시께 끝내 숨졌다.

 

봉씨는 음독자살을 시도하기 전 서울에 사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으며, 봉씨의 조카는 이 사실을 부안에 사는 봉씨의 누나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결과 봉씨는 AI 발생 이후 출하와 입식(병아리를 농장에 들이는 과정)을 하지 못해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랜 기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2년 전 이곳에 내려와 홀어머니를 모셔 온 봉씨는 농장주에게 연 1300만원을 주고, 토종닭 3만7000여 마리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닭은 보통 입식을 한 뒤 60~70일이 지나면 출하해야 하지만 봉씨의 닭 중 일부는 80~90일을 넘긴 것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봉씨의 형은 “동생이 ‘며칠 전에 닭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망하게 생겼다’며 하소연했다”면서 “최근 시장에서도 생닭 거래가 한동안 금지되면서 동생이 오랫동안 닭을 내다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AI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닭과 오리의 판로를 찾지 못하는 가금류 농가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정읍과 고창, 부안 등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의 반경 3㎞ 이내의 닭·오리 농가들은 입식과 출하를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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