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 첫 투표 / "재난·차별 없고 서민 대접받는 세상"소망
“피부색은 달라도 한 표의 소중함은 누구에게나 같습니다.”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살바시온씨(32·전주시 평화동)는 4일 6·4지방선거에서 한국 생활 처음으로 투표를 했다.
2008년 결혼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지난해 6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어머니·손윗동서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그는 “이제야 진정한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빠지지 않고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필리핀의 선거문화가 어떻게 다른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의 선거운동이 조금 더 차분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며 “기표 방식도 다른 점이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의 경우 OMR(광학 마크 읽기 장치) 방식인데 반해 한국은 마치 도장을 찍는 것 같았다”면서 “말로만 듣던 투표소에 직접 가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다”고 전했다.
한 남자만을 믿고 낯선 나라로 시집 온 그에게 한국의 모든 것이 아직은 배움의 대상이다. 그래서 그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의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소중한 한 표의 중요성은 그 누구 못지 않다.
“피부색, 나이, 성별이 달라도 누구에게나 똑같은 한 표가 주어지는 것이 선거입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이 한 표의 소중한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는 투표를 앞두고 어떤 후보에게 표를 던져야 할 지 고민이 앞섰다고 말했다.
네 살배기 아들을 둔 그는 “아이가 커가는 세상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이나 왕따(집단 따돌림),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없는 세상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 밑바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들이 대접 받는 세상을 꿈꾼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민 끝에 가장 단순한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주민의 손으로 주민을 대신해 일할 일꾼을 뽑는 것이 선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하나로 모아 더 좋은 길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은 후보를 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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