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춘포파출소장 쌀-책 선물…뜻 공감한 누리꾼들도 호응
경찰 제복을 입은 '키다리 아저씨'가 가정형편이 곤란한 소녀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전북 익산경찰서 춘포파출소장인 오승욱 경감은 지난해 관내에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80)와 함께 사는 A(13)양을 알게 됐다.
세 살 때 부모를 잃은 A양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할아버지,할머니와 살다가 몇 년 전에는 할머니마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오 소장은 A양이 꿋꿋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웠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꿈을 포기할 처지였던 게 안타까워 발벗고 돕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3월 A양 할아버지에게 쌀 40kg을 전달했고 지난달 초에는 A양 집에 교과서 외에는 동화책이나 위인전 등 아동서적이 한 권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자비를 털어 70만원 상당의 한국아동문학 전집을 선물했다.
그런데 책 내용이 다소 어렵다는 A양의 얘기를 들은 오 소장은 다시 20만원 상당의 위인전 전집을 전달했다.
오 소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페이스북에 "이 아이와 소중한 인연이 닿을 분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A양의 어려운 가정환경을 소개했다.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A양과 학교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했고 딱한 사정만 공개하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나눔의 뜻이 '나비효과'가 돼 누리꾼들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오 소장의 호소에 공감한 시민과 학생이 한 달간 새책과 헌책, 전자책까지 210여권의 책을 파출소로 보내온 것이다.
특히 책 90여권을 기탁한 경기도 안산시 동산교회는 A양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복 구입비와 소정의 장학금을 기증하기로 했고, 한 독지가는 여성용품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오 소장은 "부모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는 어린 학생이 꿈을 포기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었다"며 "A양이 좌절하지 않고 잘 성장하길 바라며 이번에 도움을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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