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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전주신사' 모습 드러나

전주문화원, 1943년 발행 추정 그림엽서 4장 공개

▲ 전주신사사무소가 지난 1943년 발행한 것으로 추정하는 그림 엽서에 담긴 전주신사 전경.

일제시대 ‘국폐소사(國弊小社)’였던 전주신사의 모습이 광복 후 최초로 공개됐다. 사직단 터에 도민의 성금과 강제 동원으로 건설돼 당시 일제의 만행을 엿볼 수 있는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전주문화원은 광복절을 앞둔 11일 전주신사사무소가 지난 1943년 발행한 것으로 추정하는 그림 엽서 4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신사 입구임을 알리는 구조물인‘도리이’(일본 전통적인 문)와 전주신사 전경, 내부의 중문과 사무소 등의 모습이 담겼다. 전주신사에 대한 건축과정 등은 자료로 남아있으나 전체 모습이 사진으로 드러난 것은 이 엽서가 처음이다.

 

이 전주신사는 일제시대 전국에 세워진 국폐소사 8개 가운데 하나. 신사 참배 거부로 폐교된 신흥학교 부지와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 중턱 12만5619㎡에 만들어졌다. 건축비는 도민 성금을 포함한 13만7000엔이 투입됐고, 총공사비 40만엔을 들여 손영목 전북지사의 주도로 1938년 공사를 시작해 1944년 도신궁(道神宮) 성격으로 준공했다는 게 전주문화원의 설명이다.

 

당시 ‘근로보국대’로 학생과 도민 등 연인원 13만여 명이 강제 동원됐고, 황국신민화의 일환으로 매년 10월10일을 대례일로 정해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또 일제는 주변 다리의 이름도 ‘대궁교’로 짓고, 뒷산도 본 이름인 화산 대신 일본 나라현에 있는 벗꽃 명소인 길야산(요시노산)으로 바꿨다. 그 언저리에 길야산신사를 조성하고 벚꽃을 식수했다.

 

이번에 공개한 사진은 일제 강점기 침탈자료 수집가인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이 입수한 자료다.

 

종걸스님은 “8·15를 맞아 다시 한 번 일본의 침탈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해방 뒤 건물이 철거돼 문헌으로만 존재했지만 이제 그 모습을 통해 향토사 연구와 일제시대 전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45년 기준 국내에는 1141개의 일본 신사가 세워졌고, 가장 높은 격인 관폐대사 2개, 국폐소사가 8개, 신사 69개, 소규모 신사(神祠) 1062개소였다. 전주에는 국폐소사 전주신사 외에 1914년 조성된 다가산 전주신사와 1919년 마쓰모토 테쓰조(松本哲三, 송본철삼)가 만든 길야산 개인 신사 등 3개가 있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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