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농업용 수로 오염원 노출…광역 전환 추진 / 의회, 갑작스런 정책변화 질타…현 요금 요구
익산지역 상수원 변경 문제가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민선 6기 박경철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주권 광역상수도(용담호)로의 전환 계획을 발표한 게 발단이 됐다. 상수원 변경은 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의회에서는 수도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부담과 행정절차의 문제점 등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익산 생활용수 공급 현황
현재 익산시에서는 하루 총 12만7000톤의 수돗물 중 자체 정수장을 이용해서 7만8000톤(61.4%)을 동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또 전주권 광역상수도를 통해 4만9000톤의 수돗물을 읍·면과 일부 동 지역에 보내고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2곳(신흥·금강)의 지방정수장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만경강 상류 완주 고산천 어우보에서 약 28km에 이르는 농업용 수로를 통해 공급(톤당 91원)하는 물을 원수로 이용하고 있다.
전주권 광역상수도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완주 고산정수장에서 금강 상류 용담호의 물을 정수 처리해서 관로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방상수원 취수지점을 놓고 논란도 있었다. 전북도는 지난 2009년 익산지역 생활용수 취수지점을 고산천 어우보에서 만경강 본류인 전주천 합류지점 하류쪽(삼례읍)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용담댐과 대아댐에서 방류되는 깨끗한 물을 만경강 상류 고산천에서 끌어내는 대신 강 본류 구간에서 취수, 중·상류 구간 유량증가에 따른 수질개선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 수질개선 대책으로 추진된 이같은 계획은 익산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국토교통부는 농어촌공사의 목적(농업용수)외 용수 사용기간을 2011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연장 허가했다.
△광역상수도 전환 갈등
익산시는 지난 11일 “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자체 생산·공급해오던 생활용수를 전주권 광역상수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정수장의 상수원이 농어촌공사에서 목적(농업용수)외로 공급하는 용수인데다, 취수원에서 정수장을 연결하는 대간선수로가 개방형이어서 농업용수 사용에 따른 논란과 함께 수질오염 사고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고산천 어우보에서 지방정수장에 이르는 농업용 수로 곳곳에는 생활쓰레기가 흘러들고 있는데다 농경 및 생활·산업폐수 유입에 따른 수질 오염의 우려를 안고 있다.
그러나 광역상수도 전환 방침에 대해 익산시의회는 부정적 입장이다. 지방상수도의 안전성을 누차 강조해왔던 집행부가 돌연 입장을 바꾼데 대한 불만과 함께 금강수계 광역상수도로 완전 전환할 경우 관련 법률에 따른 물이용부담금(톤당 160원)으로 인해 수도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익산시에서는 현재 광역상수도가 공급되는 읍·면지역에 톤당 160원, 광역과 지방상수도가 함께 들어가는 동 지역에는 톤당 52.16원의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익산시는 급수체계 변경 후에도 수도요금은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의 입장에서 물이용부담금에 따른 실질적인 요금인상은 불가피하다. 익산시에서는 광역상수도로 전환되는 동 지역 가정의 수도요금 추가 부담액을 월 1620원 정도로 예상했다.
또 송수관 연결 사업에 134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수자원공사 측이 선투자 형식으로 부담하고 향후 20년에 걸쳐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수자원공사는 자체 시설 폐쇄 등에 따른 요금할인 제도를 최대한 적용,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입장이다. 또 지방정수장 운영비 절감과 유수율 제고 등으로 물값 인상요인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익산시의회 김정수 의원은 20일 “그동안 지방상수도의 수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던 집행부가 갑자기 입장을 변경함에 따라 지금껏 깨끗하지 않은 물을 먹은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면서 행정절차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앞으로 익산도 광역상수도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시민 공감대 형성 이후 천천히 추진해도 늦지 않다”면서 “광역상수도 전환을 위해서는 자체 상수도 운영 도시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요금을 향후 20년까지 현행대로 유지해 준다는 수자원공사의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권 광역상수도는 현재 익산(39%)을 비롯, 전주와 군산·완주·충남 서천 등에 공급되고 있다. 전주는 올해 100% 광역상수도로 전환했으며 김제도 내년부터는 상수원을 섬진강댐(옥정호)에서 용담호로 전환할 예정이다.
△향후 전망
익산시는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과 송수관 연결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2016년 이후 광역상수도로 급수체계를 전환할 방침이다.
그러나 광역상수도 전환을 위해서는 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 용역사업비 등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시의회의 예산안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의원들을 설득, 공감대가 형성되면 광역상수도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익산지역 상수원 변경 문제는 수요자인 시민과 주민 대의기관인 시의회의 판단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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