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학대받는 노인들(상) 실태 - 늙고 돈 없어 서러운데…윽박지르고 때리기까지

도내 작년 1706건 상담…정서적 학대 최다 / 피해자 70% 이상이 여성·기초생활수급자

전북지역에서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등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학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도내 65세 이상 노인은 모두 31만2764명으로, 전북 전체 인구의 16.7%를 차지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전남(19.6%), 경북(16.8%)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이는 노인부양비용 증가 등 사회적 갈등요소를 야기, 노인들이 가족들로부터 억압·학대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본보는 도내 노인학대 실태·근절 방안, 노인복지 향상 등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사고로 일찍 아들을 잃은 A씨(84·여)는 며느리의 지속적인 신체·정서적 학대에 신음해 왔다.

 

A씨의 며느리는 폭력과 폭언을 퍼붓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A씨를 강제로 노인요양시설에 입소시키려고 하기도 했다.

 

이에 노인전문보호기관이 개입해 A씨를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이후 정신 상담 등의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했다.

 

의처증이 있는 B씨(66·여)의 남편은 술만 마시면 B씨를 때리고, 폭언을 했다.

 

알코올중독증세를 보인 남편의 학대는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졌다.

 

명절에 집을 찾은 아들에게 낫을 휘두르는 등 이상증세가 심해지자 B씨 남편은 관련기관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옮져졌다.

 

B씨도 남편과 격리돼 치료를 받았다.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접수된 노인학대 사례는 모두 111건이며, 상담건수는 1706건이다.

 

학대 유형별로 보면 정서적 학대가 32.2%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 28.6%, 방임 24.1%, 경제적 학대 11.6%, 자기방임 1.6%, 성적 학대 1.1%, 유기 0.8% 등의 순이다.

 

전체 피해노인 중 여성의 비율이 76.6%를 기록,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또 피해노인 중 80세 이상이 36.9%로 초고령자에 대한 학대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피해노인의 경제적 여건도 학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피해노인의 78.4%가 소득이 없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인 것으로 집계된 것.

 

연도별 학대·상담 건수는 2011년 156·1945건, 2012년 133·1947건이다.

 

수치상으로 매년 노인학대 사례는 줄고 있지만, 학대의 정도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인전문보호기관 등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응급 건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응급 건수는 6건으로, 2011·2012년 3건 보다 배가 많았다.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학대 등 인권침해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노인인권에 대한 국민인식을 높여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국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오피니언피지컬AI와 에너지 대전환과 협업이 우리의 미래다

경제일반[주간증시전망] 기존 주도주 비중 확대나 소외 업종 저가 매수가 바람직

군산한국건설기계연구원, 미래 건설기계 혁신·신산업 육성 앞장

오피니언[사설]미래 핵심 에너지기술 ‘인공태양’ 철저한 준비를

오피니언[사설] 위기의 농촌학교 활력 찾기, ‘자율중’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