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방지 사회적 대책 필요
청산별곡·무진기행·광장 등의 문학에 나타나듯 현실도피의 역사는 깊다. 그러나 과거 현실도피가 실 공간의 이동을 좇은데 반해, 오늘날의 그것은 가상공간으로 향하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14일 절도 사건 2건을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전주에서 발생한 이 사건들은 2명의 피의자가 불구속 조치를 받아 얼핏 보기에는 경미한 사건이다. 그러나 범행 동기가 ‘게임비 마련’으로, 생업을 돌보지 않을 정도로 게임에 중독성을 보였다는 공통점을 가져 파장을 던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조모 씨(23)는 전주 덕진구 모 편의점에서, 진모 씨(41)는 전주 금암동 버스터미널에서 약 60만원과 5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게임에 빠져 일조차 하지 않아 심각한 빈곤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중독에 따른 가상공간으로의 도피가 씁쓸한 결말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술이나 게임 중독자 교화와 관련, 사회 차원(행정 등)의 적극적인 개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광역 및 시·군 정신건강증진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일반인에 대한 중독 예방 홍보 사업만을 주로 실시할 뿐이다. 또 센터에 1주일에 2회 방문하는 정신과 의사는 행정 업무만을 담당한다.
전북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사설 병원을 안내해주고 있다”며 “강력 범죄자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상담하거나 치료를 연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독성을 띠는 범죄자 및 동일 범죄를 수 차례 저지르는 재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 게임비 마련을 위해 절도를 벌일 여지가 있는 사람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를 보고,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찾아 자비를 들여 심리 치료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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