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부문 393명 1075편…당선작 이달 말 통보 / 단편소설 어두운 사회 담아…수필 고른 완성도 / 시 신선함 없어…동화 소재 평범·진정성 부족
실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은 경제적 소외라는 사회상을 담았지만 형식상 새로운 도전은 피했다.
올 한 해 사회·정치적으로 대형 사건이 끊이질 않았음에도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16일 본보 회의실에서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비심사를 진행했다. 지난 6일까지 응모를 마감한 결과 단편소설 57명 60편, 시 158명 684편, 수필 113명 262편, 동화 65명 69편 등 모두 1075편을 접수했다.
지난해 단편소설 90편, 시 848편, 수필 419편, 동화 78편 등 모두 1435편과 비교해 약 25% 줄었다.
이날 심사는 △단편소설 이준호·장마리 소설가 △시 문신·유강희 시인 △수필 김소윤 소설가·최기우 극작가 △동화 박서진·유수경 아동문학가가 맡았다.
부문별로 작품 수준의 편차가 벌어진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전반적으로 절실함이 부족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전체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중장년층의 참여가 주류인 현상은 지속됐다. 수필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들로 채워져 완성도가 올랐으며, 소설과 시의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지 못했다. 동화는 장르적 특성을 살리지 못한 점이 지적됐다.
단편소설 부문은 신자유주의 시대 경제적으로 하위계층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비정규직, 세입자, 환자, 가족 해체 등 어두운 사회상을 반영했다.
심사위원 이준호·장마리 작가는 “판타지 소설이 없는 것도 우울하고 암울한 사회상을 반영했다”고 풀이했다. 그들은 이어 “문장은 대체로 안정돼 있으나 서사를 구성하는 능력은 하향평균적이다”며 “단편소설은 ‘힐끗 본 무엇’이라고도 정의되는데 그만큼 진지하게 삶의 단편을 포착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 부문은 시적 자아의 자기 중심성이 높았으며, 신선함은 떨어졌다는 평이다.
유강희·문신 작가는 “올해 많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의외로 사회적 발언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만틈 세상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소극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다”고 진단하고 “이야기를 객관화하지 않고 개인에 매몰되는 한편 현실 감각의 부재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시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이어 “언어를 머금었다가 쓰지 않고 마구 쓰는 듯한 느낌으로 시어가 적절하게 사용되지 못한 경우가 눈에 띄었다”며 “신춘문예는 신인을 뽑는 등단제도인데 너무 안정적 화법에 빠져 있고 신인다운 패기가 보이지 않아 거칠지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작품이 아쉬웠다”고 보탰다.
매년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수필 부문은 수준 향상이 돋보였다. 상당수가 문장이 유려하고 몇몇 수작이 눈길을 끌었다. 중년층이 대다수였지만 대학생부터 75세의 고령자까지 다양한 연령이 참가했다.
심사를 맡은 김소윤·최기우 작가는 “글은 연륜에서 나온다는 말을 확인시켜 주었다”며 “삶의 단편들이 정갈하고 진중하게 담겨 있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오랜 글쓰기 공력을 담은 작품도 많았고, 소재는 경향을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했다”면서도 “아픈 사연이 가득했던 해였지만 이를 보듬는 작품이 적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동화 부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세태를 반영해 상처를 지닌 아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작품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소재가 평범하고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박서진·유수경 작가는 “힘든 현실을 배경으로 동심이 아닌 어른의 시각으로 무리하게 교훈을 제시하려는 경향이 짙었다”며 “아이가 보는 세상은 굳이 힘들고 우울하지 않은 만큼 신선함과 희망을 주는 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야기의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고 서사 구조상 마무리가 무른 작품이 주를 이뤘다”고 평했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이번 달 말께 개별 통보한다. 발표는 2015년 1월2일자 본보 신년호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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