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급증…구조 복잡, 비상구 찾기 어려워 / 도내 보험가입률 21.5%…상인 안전불감증도
수년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전북지역 전통시장의 ‘안전’문제가 여전히 논란이다.
개성 넘치는 상점과 이색적인 볼거리로 최근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전주 남부시장. 350여 개의 점포가 오밀조밀 붙어있는 복잡한 미로 구조로 된 전형적인 전통시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 대피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 비상구를 겸하고 있는 출·입구가 여러곳 있지만 크기가 작아, 화재가 발생할 경우 관광객이 빠져나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상구를 안내하는 유도등, 안내 표지판 등의 필수 시설은 갖추고 있지만 복잡한 구조로 된 점포속에서 이를 찾기는 쉽지 않다.
건물 외벽은 대다수가 샌드위치 패널로 이어져 있고, 목재 기둥도 적잖게 볼 수 있다. 특히 불에 잘 타는 샌드위치 패널은 더욱 큰 문제다. 불이 나면 이를 알려줄 ‘경보 설비’나 화재 이후 급히 대피할 ‘피난설비’의 위치를 알고 있는 상인도 많지 않다.
이처럼 화재에 취약한 구조지만 보험 가입조차 어려운 게 남부시장에 산재한 점포의 현실이다.
남부시장 상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시장 1층의 70%, 2층 청년몰 100%가 무허가 건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 특성상 화재 위험요소가 크고 특히 청년몰은 무허가 건물이기 때문에 보험사 측에서도 화재보험 가입을 기피한다는 게 상인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전북지역 전통시장 65곳 가운데 공설시장 11곳, 사설시장 3곳 등 14곳(21.5%)만 화재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유성엽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전통시장의 위법건축물을 양성화, 보험가입 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전통시장 내의 특정 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전통시장 내 완공된 건축물에 대해 심의를 거쳐 기준에 적합한 경우에는 사용을 승인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계류 상태다.
전북도 소방당국은 1년에 두 차례씩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소방훈련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상인들의 참여도는 높지 않다.
전주 남부시장의 한 상인은 “소방교육을 통해 소화기 사용 요령을 배우고 대피로 확보 훈련을 한다”면서도 “하지만 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시장 자위소방대원들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경영진흥원이 국내 전통시장 건물 및 시설 1502개소에 대한 화재보험 가입 여부를 조사한 결과, 338개소(22.5%)만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끝〉
김정엽, 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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