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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고창에 대한 그리움 시·글 묶어

선운산문학마당 문집 5호

구름에 머물면서 갈고 닦아 선정의 경지를 얻는 곳, 바로 ‘선운(禪雲)’산이다. 용이 살던 못을 메워 절을 세우고, 동백·꽃무릇으로 살아있다. 이 산을 품은 고창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선운산문학마당의 문집 <선운산 문학> 5호(대한북스)가 나왔다.

 

선운산문학마당은 고창에 연고가 있는 문학인이 모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글로 풀어낸 모임이다. 이번 문집은 서정태, 반상진, 강입섭, 오영태, 유휘상 작가 등 18명의 운문과 산문을 실었다.

 

채수영 시인을 초대석으로 마련해 그가 ‘선운사에서’ 느낀 감흥도 담았다. 그에게 ‘선운사’는 ‘극락교 가로 흐르는/개울가에 별 몇 개 빠져 껌벅거리는’ 곳이다. ‘계곡을 내려가는 범종소리/속진을 데리고 가느라 바쁜데/여백을 남긴 하늘로는 아직 옅은/어둠이 적막으로 조바심이고/동백은 멀어 보이지 않는데/가라앉은 쇠북 따라 발길에 채이는 낙엽소리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는 마음의 휴식처다.

 

고창에서 나고 자란 라기채 시인에게 ‘고향’은 ‘신작로 아래 청보리 물결치던 곳/그곳을 차마 잊으리요/장다리 노란 꽃/자운영 꽃 붉게 핀 들판/눈에 아른거리는 유년의 고향/부엌에서 밥을 짓던 어머니/아버지 기침소리에/우리 형제 울고 웃으며 하루를 살았었지/장독대에 곱게 핀 봉선화/손톱에 물들이며/풀잎에 맺힌 이슬에/등굣길 바지가랑이 젖어도 좋던 길’의 풍경으로 남아 있다.

 

고창의 젖줄인 섬진강가를 둘러싼 ‘겨울 산수유’는 김영자 시인에게 생명 그 자체다. ‘가슴 안쪽을 들어다보면/천 개의 통로가 보인다/달의 눈을 손에 들고/잎사귀도 없이 꽃을 피우던 출구//그 등을 닫고 누워 뒤척이며/되살아 오르기를/안팎으로 다시 트이기를/새순의 아랫배에서/까치밥 한 입의 무게로 남아/붉은 몸으로’기다리는 자연의 섭리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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