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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격리해제된 순창 장덕마을 가보니…"창살없는 감옥, 아파도 병원에 못가 고생"

주민 모두 마스크 착용 / 미뤘던 농사일로 분주 / 이동 진료소 발열 체크 / 23일까지 더 운영키로

“창살 없는 감옥 생활과 같은 날을 보내야만했다. 외지에서 걱정하는 자녀들도 전화로만 안부를 물을 뿐 오지도 못하고 오라 할 수도 없었다”

 

메르스 발병 사태로 마을 전체가 격리됐던 순창 장덕마을에 대한 격리가 지난 18일 자정을 기해 완전해제 됐다.

 

이 마을 주민 105명은 지난 4일 확진환자 발생에 따라 약 14일 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차단한 채 마을 안에서만 생활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격리기간동안 이 마을에서는 더 이상 추가 발병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본보 취재진은 지난 주말 이 마을을 찾아, 마을의 모습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마을 입구에는 순창경찰에서 내건 ‘마을주민들의 깊은 배려와 협조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가 처음 눈에 들어왔다.

 

논과 밭 등 들녘에는 그동안 미뤘던 농사일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주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에 들어서자 여느 시골 마을과 같은 평온함이 느껴졌지만 마을주민 전체가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다른 마을과는 사뭇 차이가 있었다.

 

주민들은 회관 앞에 마련된 이동 진료소에서는 발열과 혈압 등을 체크하고 있었다.

 

순창군보건의료원 강인화 주무관은“오는 23일까지 이 곳 이동 진료소에서 주민들의 발열 등 건강 상태를 관찰할 예정이다”며“현재까지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주민은 없다”고 말했다.

 

잠시 후 순창보건의료원 직원 2명이 더 마을 회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확진 환자와 마을에서 밀접하게 접촉했던 주민 14명에 대해 하루에 2회씩 발열 등을 체크하기 위해 나온 직원들이었다. 곧바로 이들은 대상자 명단과 집 위치가 그려진 약도를 보며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상태를 체크하기 시작했고 본보 취재진도 이들과 동행했다.

 

주민 김모씨(62)는“격리되는 동안 고추밭에 지주목을 세우지 못해 얼마 전 우박으로 인해 고추밭이 엉망이 됐다”며“서둘러 다른 작물을 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난 마을 부녀회장 서모씨(67)는“허리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의료원 직원들이 가져다 준 약으로만 생활했다”며“너무 힘들고 불편했다”고 당시를 회고 했다.

 

그는 또“마을 주민 몇몇은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다”며“나도 잠을 자다가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는 등 불안 증상이 계속되고 있어 두통약을 먹고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금모씨(60)는“주민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의료원 직원들과 마을 청년들이 너무나 고생했다”며 “하지만 정부의 대책이나 특히 생활비 지원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지원이다”고 꼬집었다.

 

순창군보건의료원 김경일 과장은 “오는 23일 이동 검진 차량을 통해 장덕마을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발열 등 검진을 할 계획이다”며“이날 주민들의 심리 상태에 대한 상담도 함께 진행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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