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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후 일어난 연쇄살인사건 범인은

허수정 〈백안소녀 살인사건〉

역사적 사실에 가공의 아야기를 첨가한 팩션(Faction)소설로 주목받은 허수정 작가(53)의 〈망령들의 귀환〉이 〈백안소녀 살인사건〉(신아출판사)으로 돌아왔다.

 

허 작가의 ‘조선탐정 박명준’ 시리즈 가운데 세 번째 작품인 〈망령들의 귀환〉(2010)이 당시 출판사의 사정으로 절판됐다 수정판으로 출간됐다. 소설을 통해 일본의 역사에 대한 식견을 발휘하던 저자는 기본 얼개를 그대로 두고 일부를 개작했다.

 

이 책은 임진왜란이 끝난 뒤 38년이 지난 시점을 시대적 배경으로, 팔공산의 까마귀촌을 공간적 배경으로 민초의 영혼을 잠식하는 전쟁의 공포를 그렸다.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인인 피로인(被擄人) 출신의 탐정(探偵) 박명준이 사흘간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일자별로 서술했다. 주인공의 이성과 추리로 전쟁을 겪은 마을의 비극이 드러난다.

 

이 작품은 허 작가가 조선통신사를 소재로 연쇄 살인사건을 담은 〈왕의 밀사〉(2008),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암살을 추적하는 〈제국의 역습〉(2009)에 이어 출간돼 팬층의 반향을 받았다. 팩션 소설로 추리와 감동의 반전을 자랑하며 당시 조선과 일본의 시대적 고증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됐다.

저자는 서문에서 “박명준은 소설 속 인물이지만 실제로 그 시대에 있을 법한 이력을 지녔다고 감히 자신한다”며 “조선으로 돌아간 피로인이 받은 처우가 형편 없었고, 약탈당하고 노비로 넘겨지는 사례까지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재산이 늘고 편해져 돌아갈 마음이 없어졌다는 기록으로 상황을 헤아린다면 다수의 피로인이 경계인적 태도를 지니게 된 것도 납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박명한은 피로인의 자손인 만큼 경계인적 속성이 내재돼 탐정의 역할에 적격이라는 당위다. 저자는 이런 태도를 임진왜란 후 피로인의 귀국을 맡았던 쇄환사 강홍중에서 찾았다. 1625년 강홍중은 〈동사록〉을 통해 피로인의 귀국 거부에 대한 이유를 추리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박명준의 시각은 반일(反日)이 거의 비즈니스의 행태를 띄는 요즘 의미심장하다”고 밝혔다.

허수정 작가는 부산 출신으로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 〈바늘귀에 갇힌 낙타〉, 〈소설 김대중〉, 〈해월〉, 〈8월의 크리스마스〉, 〈일지매〉, 〈부용화〉, 〈이방원 정도전 최후의 전쟁〉 등이 있으며 전주에 거주하며 글을 쓰고 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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