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관광지 연계 코스 필요, 지역민 도움주는 정책 중요"
익산의 백제역사유적인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운데, 문화유산 관리정책 개선과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스토리텔링, 관광시설 마련 등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관공서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익산시민도 함께 참여하는 대안 모색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북도가 주최하고 전북발전연구원이 주관하는 ‘백제문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기념 세미나’가 23일 익산 왕궁리 유적전시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김규호 경주대 교수와 심우석 전주대 겸임교수가 발제한 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이경재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의 사회로 한숙영 한국 ICOMOS 집행위원, 조법종 우석대 교수, 김주성 전주교대 교수, 이상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김규호 교수는 ‘세계유산으로서 경주역사유적지구 관리와 활용’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경주지역 세계유산이 관리의 문제로 인해 관광객을 유입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유적에 대한 안내 및 해설체계 미흡, 문화유산의 현대적 재해석 부족, 관광객의 역사도시 도심 유입 취약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그는 문화유산의 현대적 재해석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유적에 얽힌 설화 등을 한자어로 딱딱하게 설명하지 말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글로 풀어서 설명해야 한다”며 “익산은 등재된 세계유산을 관리하는 데 경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우석 교수는 ‘백제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활용한 지역활성화 전략’를 발표하면서, 전북권역의 백제역사 탐방코스 개발, 백제 문화의 인문학 콘서트 및 스터디 투어, 백제 문화 형상의 3D복원 등 9가지 대안을 내놓았다. 심 교수는 특히 “익산의 웅포입접리 고분, 전주의 동고산성과 오목대, 김제의 벽골제 등을 묶어 관광코스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가 끝난 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대중적 인지도 향상과 콘텐츠 개발 등이 제안됐다.
이상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익산지역 백제유적의 인지도가 부여나 공주에 비해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지도 상승을 위해서 공주와 부여의 백제유적지구와 같이 연계해서 홍보하고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어 “백제유적을 유적지구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사와도 연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성 교수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은 옹포리 고분군, 석불사 등도 같이 조명하고, 사료 속에만 존재하는 주류성 위치나, 백강전투지를 연계한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탈리아 베로나에 가면 줄리엣의 집이 있는데, 주변유적과 스토리텔링이 잘 이뤄져 많은 관광객을 끌고 있다”며 “역사의 진정성과 사실성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 역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숙영 한국 ICOMOS 집행위원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교통시스템과 충분한 숙박시설을 마련할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조법종 교수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조 교수는 이어 “백제의 역사와 관련 익산지역사는 교과서에 수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며 “교육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보탰다.
종합토론이 끝난 후, 청중석에서의 문제제기도 활발했다. 지역주민의 참여문제, 익산의 지역의 정체성을 내세울 독특한 스토리 텔링, 백제 고도의 정체성과 메시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금마면 주민인 강준근 씨는 “익산 시민 중에서도 이 토론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다” 며 홍보 문제를 꼬집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이경재 논설위원은 “역사 유적 등재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가 오간 것 같다”며 “지역 일간지 차원에서도 집중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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