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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함 뽐내는 백로, 배설물 악취 '미운털'

전주 송천동 건지산 일대 300여마리 서식 / 市, 주1회 사체 수거 등 청소에도 민원 빗발

▲ 백로 집단 서식지인 전주시 송천동 건지산 일대. 12일 송천동 주민들이 백로 배설물로 인해 악취와 농작물 피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서식지 인근에 밭에서 호박잎 위로 배설물이 쌓여 있다. 박형민기자

전주시 송천동 건지산 백로 집단 서식지 인근 주민들이 배설물로 인한 악취와 소음 문제 등을 들어 불편을 호소하고 나섰다.

 

송천동 팔학골 주택가 인근 건지산 일대에는 백로 300여마리가 서식하면서 배설물과 알껍질 등으로 인한 악취 문제가 매년 되풀이 되고 있지만 전주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백로가 포획 금지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서식지를 옮기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찾은 백로 서식지 근처 나무와 풀에는 백로의 배설물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으며 수풀 사이에는 거미줄에 백로의 깃털이 엉겨 붙어 있는 등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또한 배설물로 인한 악취 역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백로 사체를 수거하거나 서식지 주변을 청소하는 등 현장점검을 하고 있지만 악취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서식지 근처 건너편 인도를 지나가던 김모 씨(67·전주시 태평동)는 “길 건너까지 악취가 나 이 근처를 다닐 땐 코를 막고 걸어간다”며 “배설물 청소를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도 냄새가 심하다”고 말했다.

 

또 전주시 송천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65)는 “서식지 근처 등산로가 여전히 지저분하고, 지나가다 나뭇가지 사이에 걸려 있던 백로 배설물이 머리 위에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덕진구 관계자는 “바닥에 떨어진 배설물이나 깃털 등을 흙으로 덮어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공원관리 업무이기 때문에 산책로가 없는 산 속이나 나무 위의 분변까지 관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백로 배설물로 인한 고사목들이 생기면서 제거 여부를 놓고 토지 소유주인 전북대학교와 전주시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주시는 고사한 히말라야시다 15주 정도가 미관상 좋지 않고 인근 주택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백로가 떠나는 9월 이후 고사목 일부를 제거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전북대는 백로로 인한 주민피해에 공감은 하고 있으나 환경적 측면 등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전북대 학군단 부지의 숲이 자라면 백로 서식지가 분산돼 건지산 서식지 문제가 나아질 것”이라며 “노인 일자리를 통한 배설물 제거, EM(유용미생물군) 탈취제 사용 등 백로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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