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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서 추석 맞는 캄보디아 근로자들 "프쭘번 생각나 가족 더 그립죠"

완산교회 명절맞이행사 15명 참여 / 송편 먹으며 타향살이 외로움 달래

▲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이 지난 23일 밤 전주 완산교회 만나홀에서 고향의 명절풍속을 이야기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이역만리 타향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마냥 반갑지만 않은 게 명절이다.

 

명절이 되면 가족의 사진을 보며 외로움을 달래는 게 전부였던 외국인 근로자들 위한 추석맞이 행사가 열려 눈길을 모은다.

 

지난 23일 저녁 9시, 전주 완산교회 만나홀.

 

전주와 완주지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출신 근로자 15명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이 교회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한국어 교육을 받고, 저녁식사를 한다.

 

이날은 추석을 맞아 명절음식인 송편을 먹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4년전 한국에 온 다라씨(34)는 “캄보디아에도 이맘 때 한국과 같은 추석 명절(프쭘번)이 있다”며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함께 장만한 음식을 나눈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한국의 귀성행렬을 보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진다”고 말했다.

 

다라씨는 낯선 문화와 한국인들의 차별대우에 지칠 때마다, 캄보디아에 두고 온 아내와 세살배기 딸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고 했다.

 

“영상통화로 아내와 딸의 얼굴을 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 이제는 한국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올해는 명절까지 함께 보내니 마치 고향에 온 느낌입니다.”

 

함께 자리한 티다씨(22·여)는 지난달 말 한국으로 왔다. 결혼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신혼에 남편과 떨어져 낯선 땅에 온 티다씨는 “가족과 떨어져서 보내는 첫 명절이다. 다행히 좋은 한국 친구들을 만나 명절기분을 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 두사람의 꿈은 같다. 하루빨리 많은 돈을 벌어 집안살림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다라씨는 “지금은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참고 견디겠다”며 “언젠가는 한국을 떠나겠지만, 캄보디아에 가서도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두고두고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철호 전주 완산교회 장로는 “낯선 타국에서 명절을 보내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며 “추석명절을 맞아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위문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 완산교회는 지난 20일 교회 인근에 캄보디아 근로자 쉼터를 열었다. 이 쉼터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을 위한 한국문화 교육장 및 모임 장소로 활용된다.

최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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