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터넷 은어·말 줄임 많이 사용 아쉬워
처음엔 새침하지만 애정을 가지면 매우 호의적인 성격을 칭하는 ‘츤데레’, 정말 재미없다는 말인 ‘핵노잼’, 생일선물의 줄임말인 ‘생선’ 극도로 혐오한다는 말을 줄인 ‘극혐’ 등 이미 10대와 20대에게 익숙해진 인터넷 은어와 줄임말.
한국어와 한글이 좋아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눈에 비친 이 같은 말은 ‘뜻을 알 수 없는 단어의 조합’이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난무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말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인 친구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느낀다.
8일 전북대 언어교육원에서 만난 몽골 출신 민제 씨(24·전북대 대학원 사회복지과)와 중국 출신 아시마 씨(23·전북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는 저마다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유학왔다.
고국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전북대에서 교환학생을 했을 정도로 한국에 애정이 깊은 이들이 바라보는 한국어는 받침 때문에 단어를 줄여서 표현할 수 있고 모음과 자음이 있는 과학적인 언어였다. 이들은 발음과 문법이 다소 어려웠지만 한글은 매력 있는 언어라고 입을 모았다.
2년 동안 우리말과 글을 배우고 있는 민제 씨는 “몽골어와 어순도 같고 친근감이 느껴졌다”며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긴 했지만 획수가 많아 그림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언어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는 아시마 씨는 “배우면 배울수록 논리적인 언어다”며 “된소리나 거센소리 등 소리를 문법적으로 설명하는 게 신기했다”고 설명했다.
아시마 씨는 ㄴㄴ(NO NO), ㅇㅇ/ㅇㅋ(OK), 노잼(No+재미=재미없다), 존잘(엄청 잘 생겼다)’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카카오톡에서 난무하는 말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민개 씨도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당황했다”며 “오랫동안 줄임말을 접하다보니 간신히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시마 씨와 민개 씨는 “우리 고국에도 이런 인터넷 은어가 존재한다”면서도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한국 아이들이 인터넷 은어와 줄임말부터 접하면 잘못된 언어습관을 가질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 “일부 외국인 유학생들이 채팅창에서 줄임말을 접하면, 이게 표준어로 착각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선 전북대 언어교육원 강의전담교수(30·여)는 “한국어를 어느 정도 능숙하게 구사하는 고급반 학생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속어와 줄임말을 접한 뒤 그대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 대학생들도 이런 언어의 폐해로 기본적인 맞춤법도 틀리는 사람이 많다”며 “잘못된 언어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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