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박물관 유물 재조사 / 선화공주 존재 논의 전망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조선총독부박물관 자료 공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917년 발굴된 ‘익산 쌍릉’ 출토 유물을 재조사·정리한 결과 대왕묘에서 성인 여성의 치아와 신라토기와 유사한 토기가 매장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익산 쌍릉은 1917년 일본인 학자 야쓰이 세이이치가 수습조사 한 후 간략한 보고서가 작성됐었다. 당시 대왕묘와 소왕묘 모두 백제의 수도인 부여에 위치한 왕릉과 동일한 구조의 굴식돌방무덤이라는 게 밝혀졌지만 출토된 유물에 관한 세부적인 검토·분석은 이뤄지지 못했다. 학계에서는 문헌 자료와 역사적 상황 등을 근거로 쌍릉이 백제 무왕과 왕비의 무덤일 것으로 추정해왔다. 따라서 전주박물관이 왕릉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규명(糾明)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유물을 조사·분석했다.
조사결과 대왕묘 목관에서 출토된 4점의 치아가 성인(20~40세) 여성의 치아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왕묘 석실 내부의 목관 앞에서 발굴된 토기 1점은 경주 방내리 고분군 등 신라 지역에서 출토된 7세기 전반 토기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한 토기는 당시 백제 지역에서 유행한 바닥이 편평한 회색 계통의 그릇과 달리 바닥이 둥글고 물레를 이용해 표면을 마무리한 특징이 있다.
또한 목재 두 편은 금송(金松) 나무 베개로 추정되는데 이는 주로 왕릉 급 무덤에서 발견되는 유물이라는 것이 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나무 베개를 적외선 카메라로 확인한 결과, 베개에 그려진 넝쿨무늬가 639년에 조성된 미륵사지석탑에서 출토된 금동제사리외호의 문양과 유사해 왕릉과 석탑이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 밖에 목관에서 함께 발견된 위금(緯錦) 직물은 불국사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것보다 1세기 앞선 것으로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분석결과가 백제 사비기의 익산지역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학계에서도 백제 무왕으로 알려진 대왕묘 피장자의 정체성 논의와 함께 설화로 인식되고 있는 선화공주의 존재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릉에서 출토된 일부 유물은 현재 전주박물관 고대문화실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전주박물관은 전문가 중심의 학술세미나와 익산시·관련학계와 연계한 대규모 학술대회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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