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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헬기 모악랜드 뒷산 추락사고 왜 일어났나] 25년 된 기종, 기체 결함 가능성

베테랑 조종사 날씨도 좋은데 추락 직전 공중에서 빙빙 돌아…블랙박스 없어 원인 규명 차질

▲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지난달 30일 김제 금산사 모악랜드 뒷산 중턱에 추락한 산불진화용 민간 헬기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김제 금산사 인근 야산에 추락한 헬기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아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헬기(2.5톤)는 항공법상 블랙박스 장착 기준인 최대 이륙중량 3.1톤에 못 미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 당일 기상상태가 양호했고, 사고로 숨진 조종사가 40여년 비행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였다는 점, 사고 헬기가 추락 직전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빙빙 돌았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고려하면 기체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애초 2명이 탑승할 예정이었던 사고 헬기에 조종사 1명만 탄 이유 등도 규명돼야 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1991년도 제작된 중고 헬기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 사고지점과 약 12㎞ 떨어진 전주기상지청에서 측정한 시정거리는 7㎞(박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 거리가 1㎞ 미만일 경우 ‘안개’, 10㎞ 미만일 경우 ‘박무’ 또는 ‘연무’ 상태에 해당된다.

 

당일 사고 지점에서의 정확한 시정거리가 얼마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도내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시정거리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는게 전주기상지청의 설명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숨진 조종사 김씨는 지난해까지 경북 예천군 예천천문우주센터에서 민간 헬기 조종사로 활동했고, 올 초 세진항공으로 이직한 40여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기상이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40여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였던 김씨가 사고를 당한 것을 놓고, 전문가들은 헬기의 기체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사고 헬기가 공중에서 균형을 잃은 채 빙글빙글 돌다가 그대로 산에 곤두박칠쳤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전북소방본부 소방항공대를 비롯, 상당수 전문가들은 “자세한 것은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당시 영상으로 봤을 때 기체가 큰 반경을 그리면서 도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서 빙빙 돌아 조종사가 정상적으로 선회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헬기의 후방 날개에 문제가 있을 때 간혹 나타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사고 헬기의 비틀림 현상 등을 판단하기 위해 정밀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목격자 진술과 영상자료 분석 등 사고 원인 분석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과 달리 1명 비행…왜?

 

이날 오전 8시50분께 비행 전 서울지방항공청 청주공항출장소의 시스템상에 신청된 사고 헬기의 비행계획서(탑승인원과 코스 등)에는 ‘기장 외 1명이 탑승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고 현장에서 구조와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또 다른 피해자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인근 일대를 수색했지만 세진항공에 따르면 애초 해당 사고 헬기에는 김씨 1명만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세진항공 측은 이번 헬기 사고와 관련, 굳게 입을 닫고 있다.

 

△산불 화재예방 이상없나

 

전북도 산림녹지과에 따르면 올해 도비 18억원을 들여 산불예방기간에 김제·임실·남원 지역을 관할하는 산불 진화 헬기 3대를 운영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2월1일 세진항공(1000리터), 2월6일 트랜스헬리(2000리터), 2월15일 우리항공(2000리터)에 헬기 각 1대씩을 임차·운영할 예정이었다.

 

이번 사고로 2월1일부터 투입돼야 할 김제지역 헬기 한 대에 차질이 생겼지만 전북도와 세진항공은 사고 헬기와 기종이 같은 대체 헬기가 있다는 정보를 서로 확인하고, 계약서 내용 중 ‘헬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체 헬기 투입’ 조항을 토대로 대체 헬기 투입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고 당일 세진항공 김봉규 사장과 관계자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김제 우석병원으로 급히 달려와 유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규 사장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고가 난 부분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남지 않도록 고인에 대한 예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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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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