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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에 얼룩진 설 명절

전북경찰청 112 신고 접수 67건 '평소 2배' / 가사 분담 등 사소한 말다툼에서 감정 폭발

이번 설 명절에 서울에서 고향인 군산으로 내려온 A씨는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로 형과 말다툼을 벌였다. 감정이 격해진 두 형제는 욕설을 주고 받은 끝에 몸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경찰이 출동해서야 다툼은 마무리됐다.

 

지난해 설 연휴 익산에 사는 B씨는 “명절이 코 앞이니 돈 좀 벌어오라”는 부인의 잔소리를 참지 못해 부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집안 물건을 부수다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2014년 추석에는 익산의 한 가정에서 자신의 집에 추석을 쇠러 내려온 동생과 대화하던 C씨가 흉기로 동생의 허벅지를 찔러 중상을 입혔다. C씨는 그동안 생업을 핑계로 명절에 고향에 잘 내려오지 않는 동생과 심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마음이 넉넉해진다”는 명절 연휴가 가정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

 

가족 친지가 모인 자리에서 사소한 시비가 말다툼으로 번져 폭행으로 이어지는 일도 잦다. 올해 설 명절 기간에도 가정폭력 관련 112 신고접수 건수가 평소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명절에 가족 간 다툼이 벌어지지 않도록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구강화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명절 기간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하루 평균 873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776건, 2014년 860건, 2015년 948건 등으로 매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북 지역에서는 2013년 추석(9월18일~22일) 171건, 2014년 설(1월30일~2월2일) 119건, 2014년 추석(9월6일~9월10일) 197건, 2015년 설(2월18일~22일) 108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기간(6일~10일)에도 67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북의 하루 평균(평일기준)가정폭력 신고건수는 6~7건 이지만, 명절에는 2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절 가사 분담이나 고부 갈등, 명절 비용문제 등으로 시작한 사소한 말다툼이 가정폭력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명절에 따뜻한 말 한마디가 다툼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취업포털 커리어가 기혼 직장인 288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부부싸움’에 대해 설문조사(2014년 기준)를 실시한 결과, ‘설(명절)에 부부싸움을 꼭 하게 된다’는 직장인이 전체의 70.1%에 달했다.

 

‘설 부부싸움’의 원인으로는 ‘시댁(처가) 부모님과의 마찰’이 21.8%로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에는 각각 ‘양가 간 차별 대우’(16.9%), ‘양가 집안 방문 일정’(15.8%)이 올라 설 명절에 양가에 대한 스트레스가 부부싸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어 ‘제사, 손님맞이 준비로 인한 경제적 문제’(13.9%), ‘귀향 여부 결정’(10.1%), ‘집안일 분담’(8.1%), ‘귀성 일정 결정’(6.5%), ‘귀향길 교통체증으로 인한 짜증’(4.4%), ‘과다한 음주’(1.9%) 순으로 나타났다.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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