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기에 분주 / 스터디 가입 열풍 / 친목 동아리 썰렁
# 올해 전북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이수진(19) 씨는 입학 후 매일 매일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방과후 오후 5시가 되면 학교 인근 토익학원에서 2시간 강의를 듣고 1시간 스터디를 한다. 스터디가 끝나고 나면 조원들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고 10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온다. 주변 친구들도 일찌감치 공무원·공기업 준비 등으로 바쁜 통에 거의 만나지 못했다. 이 양은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은 처음부터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양과 그의 친구들은 수능 공부가 끝나면서 취업이라는 또 다른 경쟁 속에 들어간 상태다.
동아리 활동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으로 떠들썩하던 대학 캠퍼스가 취업 걱정과 학비 걱정에 시달리는 학생들로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지난 16일 찾은 전북대 학생회관 동아리방 주변은 학생들이 많이 찾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반면 중앙도서관에는 전공·취업 공부를 하기위한 학생들로 자리가 빼곡히 차 있었다.
전북대 신문사 관계자는 “동아리 모집기간에 취재를 해본 결과 신입생들이 선호하는 동아리가 달라진 것 같다”며 “친목보다 취업에 관심이 많은 신입생들이 늘어 취업·영어 스터디 동아리는 면접을 볼 정도로 가입 열풍이 불었지만, 친목을 위주로 하는 여행·취미활동 동아리 지원 모집은 썰렁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학교 안에 있는 카페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취업 스트레스에 방황하는 2학년이라는 뜻의 ‘대2병’, 온갖 스펙을 준비하느라 고통받는 3학년을 말하는 ‘사망년’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군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친 뒤 올해 3학년으로 복학한 오관호 씨(25)는 “벌써부터 취업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주변의 질문에 압박감이 심하다”며 “대2병과 사망년은 나의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말 같다”고 토로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학력 백수로 불리는 전국의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말 334만명으로 2000년(159만명)과 비교해 15년 사이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대출(대리출석)’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점이 취업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다 보니 학생들이 출석에 민감해진 것이다.
전북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신학기가 시작되면 활기차던 캠퍼스 분위기가 확실히 예전보다 조용해졌다”며 “취업난과 함께 점점 개인주의 경향이 강해지는 학생들의 성향을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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