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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신입생 '막걸리 세례' 큰 파문

국어교육과 환영회서 선배 5~6명이 머리에 부어 / 교수 개입여부 등 논란 확산 / 학교측 "진상조사·엄정처벌"

▲ 원광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선배 5~6명이 신입생 20여 명을 바닥에 앉혀 놓고 막걸리를 머리에 쏟아 붓고 있다. 사진 제공=페이스북 원광대학교 대나무숲

원광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선배와 교수가 ‘개강 열림굿’이라며 ‘막걸리 세례’를 했다는 의혹이 SNS와 일부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대학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해당 학과 학생회 측에서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막걸리 세례’를 한 것은 맞지만, 교수가 개입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며, 학교 측은 “진상조사를 벌여 진실을 밝힌 뒤 문제가 드러나면 엄중처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28일 오후 11시께. 페이스북 페이지 ‘원광대학교 대나무숲’에 ‘헐크’라는 글쓴이가 게재한 사진 3장이 공유돼 있었다. 사진에는 사범대학 앞에서 국어교육과 선배 5~6명이 신입생 20여 명을 바닥에 앉혀 놓고 막걸리를 머리에 쏟아 붓는 모습이 나와 있다.

 

사진 아래에는 ‘해오름식이니 뭐니 하는데, 저거 하는 신입생들 하기 싫은데 억지로 시킨다. 불참 허용안함, 무조건 신입생이면 해야 함’이란 부연 설명이 적혀 있다.

 

특히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의식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해당 학과 교수가 먼저 막걸리를 뿌리며 행위에 가담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29일 오전 10시께 본보가 직접 원광대 대학본부를 방문한 결과, 현장에는 국어교육학과 학과장을 비롯해 관계자 6~7명이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사실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일부 학생과 학과장 등이 모여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학생들이 신체적, 인격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중간 결론을 냈다”고 밝혔지만 행사에 참여한 1학년생 26명으로 부터 경위서를 받은 뒤 검토 중인 상황이어서 속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SNS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접한 김모 씨(24·경영)는 “해당 학과는 학교 전체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모 씨(22·산업디자인)는 “학교 내 군기를 잡는 과가 몇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합을 이유로 악습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도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똥 군기 잡느냐”, “비싼 돈 들여 대학보내 놨더니 전통 같은 소리하고들 있네”라며 비난글을 올렸다.

 

본보가 원광대 대학본부를 통해 직접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해당 학과 학생 대표자는 행사 일주일 전 학교측에 학과생 80여명(2학년 이상 60명 포함)이 참가하는 ‘개강 열림굿’을 진행하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문서는 사범대학장과 학과장의 결재가 완료됐고, 실제 학과장은 해당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과에서는 신입생에게 막걸리 세례를 하면 ‘액땜’이 돼 좋은 기운이 붙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신학기에 전통 행사처럼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원광대 국어교육과 학생회는 학교 인트라넷 페이지에 “어제(3월 28일) 온라인에서 이슈가 된 문제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조속한 사과를 한다”면서도 “교수가 개입됐거나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분명 없었다”는 해명글을 올렸다.

 

해당 학과장은 “이번 행사는 국어교육과의 오랜 전통인 ‘개강 열림굿’으로 행사에 참여했지만 금일봉만 하사하고 막걸리 세례는 가담하지 않았다”면서 “다음 행사부터는 학생들의 막걸리 세례를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원광대 정정권 부총장은 “해당 국어교육학과는 예전에 민속학과 무당연구학 등도 공부해 학과 특성상 고사(告祀)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과장(교수)이 직접 막걸리 세례에는 동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진상조사를 벌여 문제가 드러나면 엄중처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승현, 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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