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곳곳 접전 벌이며 정책선거 실종 / 경찰수사 중 허위사실 공표 혐의 최다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마무리됐다. 전국적으로는 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고, 전북에서는 3당 체제가 출범했다. 전북에서 만큼은 언제나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 도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제2당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전북과 호남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킨 국민의당은 전북의 제1당으로 우뚝 섰다. 지역 발전을 바라는 도민의 열망은 전주에서 30여년 만에 여당 후보 당선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매서운 표심을 보여준 20대 총선이 남긴 의미와 과제를 짚어본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전북에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기존 정치지형 타파를 외치는 국민의당이 출현한 것이다. 여기에 새누리당 후보의 홀로 지역 사랑을 받아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제1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전북지역 총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본선거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각 당을 대표한 후보들은 본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지금 전북은 거북이 등껍질처럼 쫙쫙 쪼개졌다. 통합과 화합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는 이유다.
선거결과에서 보여주듯 이번 20대 전북지역 총선은 곳곳에서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각 당 후보들은 승기를 잡기 위한 상대비방 등 흑색선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고소·고발이 난무했고, 한때 동지였던 관계가 적으로 돌아서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됐다.
실제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전북지방경찰청이 집계한 선거관련 범죄 수사 현황을 보면 이번 선거기간 경찰은 모두 100건에 132명을 단속해 3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106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허위사실 공표가 39명으로 가장 많고, 금품·향응 제공 22명, 인쇄물배부 15명 등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등 ‘흑색선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상처와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본선전이 이렇게 치열하게 진행된 경우가 없다 보니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몰랐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상대를 비방하는 흑색선전이 난무했다”며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지역사회 내 상처가 매우 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 전문가들은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상처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소통과 화합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새만금 개발 등 지역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반목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발전에 악영향을 초래할 뿐 아니라 향후 지방선거 등의 과정에서도 건전한 경쟁구도가 아닌 갈등에서 비롯된 대결구도로 지역민에게 상처만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일보 총선기획자문단으로 활동했던 서양열 금암노인복지관장은 “전북 10곳 중 3~4곳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후보자들이 격하게 맞붙으면서 지역이 절반으로 쪼개진 곳이 적지 않다. 네거티브로 인한 후유증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데 당선자를 중심으로 서로의 감정을 빨리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지난 14일 논평에서 “당선자들은 지역 유권자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정책을 보완해서 위급한 민생을 구해내고, 민주주의를 되살려야 한다”며 “특히 선거과정에서 빚어졌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과 상생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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