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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대리운전, 업계 '울고' 고객 '웃고'

전북 내달 진출 예정…기사 절반이상 옮겨갈듯

‘만취한 고객이 대리운전을 부르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대리운전을 하면서 인상 깊은 일화는 무엇이죠’ ‘전북지역 대리운전 시장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최근 전북지역 대리운전 기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보통신 대기업 카카오가 기사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다음달 전국 대리운전 시장에 ‘카카오 드라이버’ 등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새로운 대리운전 업체 등장이 임박하면서 전북지역 대리운전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손님과 대리운전 기사들을 빼앗길 운명에 처한 기존 대리운전 업계는 울상인 반면, 대리운전 기사와 이용 고객들은 편리성과 경제성을 들어 이를 반기고 있다.

 

29일 도내 대리운전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 대기업인 카카오는 다음달 대리운전업에 진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카카오는 지난달 17~18일 전주와 군산지역 대리운전 기사를 대상으로 면접을 시행했고, 보험 부적격자 등을 제외한 대리운전 기사 500여명을 전용 기사로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접시험을 보러 몰려든 도내 대리운전 기사만 1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대리운전협동조합에 따르면 전북지역에는 현재 12개의 콜센터와 700~800여개의 대리운전업체(개인 포함)가 운영되고 있으며, 대리운전 기사만 1500~1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내 대리운전 기사 절반 이상이 카카오로의 소속 전환을 희망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상당수는 현재 대리운전 업체들의 요금의 30% 정도(1콜당 3000원)의 관리비, 과도한 단말기 이용료 및 보험료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1콜당 2000원의 관리비, 고객과 기사의 상호 서비스 평가 등 획기적인 운영방침을 내세워 도내 대리운전 기사들로 부터 환영받고 있다.

 

전북지역 대리업계가 일률적인 요금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카카오는 운행거리와 시간에 비례해 요금을 산정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비교적 단거리 고객의 요금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에는 전주시 효자동에서 완주군 이서면 전북혁신도시로 이동할 경우 불과 5㎞ 안팎임에도 기본 1만원에 특정지역 할증 5000원을 더 받아 고객들의 불만이 높았었다.

 

회사원 박모 씨(37)는 “혁신도시라는 이유만으로 5000원을 더 내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카카오가 대리운전 영업을 시작하면 애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시장진입 초기 지역 대리업계와 비슷한 요금을 책정할 방침이지만 쿠폰제 등을 통해 사실상 요금을 인하할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이 서로의 이동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고객은 기사의 서비스를, 기사는 고객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 불친절한 기사나 술취한 불량 고객의 이용을 제한하는 등 서비스 품질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측 관계자는 “대리운전 앱인 카카오 드라이브를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라며 “관리비 20%와 3.3% 원천 징수를 제외한 수익을 대리기사들에게 돌려줘 기사들의 수익이 높아지고 고객들의 서비스도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과도한 골목상권 침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대리운전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대리운전기사가 카카오 쪽으로 넘어가다 보니, 앞으로 이윤창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북연구원 이강진 연구위원은 “현재 대리운전 업계는 진입 장벽이 낮았는데, 앞으로 카카오와 나머지 대리운전 업체가 연합해 경쟁하는 구도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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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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