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턱서 떨어진 1톤 바위에 건축물 붕괴 / 전북일보 보도 뒤 5개월 만에 사고 발생 / 장맛비에 침수 등 도내 곳곳 피해 속출
전주시 진북동 지역의 절개지가 인근 주거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전북일보 보도가 나간 뒤 5개월 만에 장맛비를 견디지 못한 절벽 위 바위가 떨어져 집을 삼켰다.
4일 절개지로 둘러싸인 전주시 진북동 주택가. 웅성거리는 주민들 사이를 비집고 몇 걸음 걸어가자 절개지 중턱에 붙어 있던 1톤 상당의 바위가 들이닥친 집 한 채가 보였다.
엿가락처럼 휜 슬레이트 지붕과 부러진 철골 지지대 사이에는 텔레비전 크기의 바위 파편 수십 개가 박혀있었다.
주인 최모 씨(59)는 안방에서 안정제 두 알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최 씨는 “기르던 콩나물에 물을 주려고 나오던 찰나에 큰 돌덩어리가 집을 덮쳤다. 하마터면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 직후 현장을 방문한 전주시 김종엽 시민안전담당관은 “절개지가 병풍처럼 주택지를 둘러싼 이 지역은 매우 위험해 집이 있을 자리가 못 된다”면서 “인근에는 최 씨를 비롯해 무허가 건축물이 몇 채 있는데, 그동안 거주지 이전을 통보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국민안전처에 절개지 보수작업 예산 60억 원을 신청한 상태”라며 “보수작업 완료 이전까지 절개지와 인접한 5세대에 대해 안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고 비상시 경로당 대피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에는 집중호우시 ‘위험지대’가 즐비하다.
전주시가 지정한 집중호우시 인명피해 우려 지역은 전주시 인후동 방주교회 인근 등 13개소, 자연재해위험지구는 색장동 은석교 앞 등 10개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위가 떨어진 최 씨의 주택은 지난달 8일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안전등급 D등급)으로 지정된 뒤 주택 이주 요청과 축대벽 설치 예정 등으로 분류된 바 있다.
밤사이 적잖은 비가 내린 도내에서는 곳곳에서 재해 신고가 속출했다.
전북도 재난상황실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토사가 도로를 덮친 피해가 장수(300톤)와 임실(1.5톤)에서 발생했고, 익산과 김제·고창의 농경지 8.2㏊가 침수됐다.
또한, 부안 격포항에서는 정박 중이던 선박(7.31톤) 1척이 선내에 물이 차 가라앉고, 군산과 전주, 삼례 등에서는 주택 5채가 물에 잠겼으며, 전주와 장수에서는 가로수 5그루가 비바람을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
전북도 재난상황실 관계자는 “산사태와 축대 붕괴, 하천 범람, 농경지·도로 침수 등 비 피해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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