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 금지 표지 있지만 일부 거림낌 없이 건너 / 사고 예방책 미흡 지적
폭우가 쏟아져도 하천 돌다리의 출입이 통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돌다리를 통해 하천을 건너고 있어 안전을 위한 예방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6일 오전 10시께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전주시 효자동 삼천변. 3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우산을 들고 곡예를 하듯 불안정한 몸짓으로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전날부터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하천의 물이 크게 불어났지만, 그는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호기롭게 돌다리를 건넜다.
30여분 후 빗줄기가 조금씩 잦아들고, 음악을 들으며 산책로를 따라 걷던 한 남성이 이 징검다리를 건너려다 불어난 물에 잠긴 다리를 보고 “에구, 안되겠네”라는 혼잣말을 내뱉고는 오던 길로 되돌아갔다.
오후 1시께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전주시 전동 남부시장 옆 전주천에서는 60대 남성이 시장에서 내려와 징검다리 앞에 섰다.
그는 주위를 살피는 듯 하더니 이내 신고 있던 신발과 양말을 벗어 양 손에 들고는 징검다리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바지가 물에 젖을까 염려해서인지 보폭을 크게 해 성큼성큼 걸었다.
그는 평소 1분이 채 안걸리는 15m가량의 돌다리를 1분 30초나 걸려 건넜고, 하천을 건넌 뒤에는 들고 있던 신발을 구겨 신고 가던 걸음을 재촉했다.
이 남성의 ‘위험한 횡단’을 본 시장 쪽 상인과 주민들은 뒤이어 빈번하게 징검다리를 오고 갔다. 다들 불어난 물길에 미끄러질까 발걸음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징검다리 진입로에는 ‘폭우 또는 하천 범람시 통행을 금합니다’라는 주의 표지판이 있지만 비가 내리는 중에도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차량이 이동하는 다리가 아닌 하천 위에 놓인 징검다리를 이용하는 것은 보행자 입장에서는 길을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등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주 언더패스 도로의 경우 비가 내려 도로가 잠기면 진입로를 통제하지만 하천 위 돌다리는 표지판 외에는 별도의 통제가 없다는 점을 놓고 ‘모순적인 안전 대책’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전주시 도로하천과 관계자는 “폭우시 물에 잠기는 언더패스 도로의 경우 운전자들이 물의 흐름을 미리 보기 어려워 진입로를 통제하고 있다”며 “징검다리의 위험성은 공감하지만, 실제 현장에 나가 통제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남승현 기자, 김태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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