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관련 민원 하루 30여건 접수 / 덧씌우기 '땜질처방' 예산낭비 지적
장마철 파인 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만든 물보라가 인도를 덮쳐 보행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주 중앙시장과 한옥마을 입구 등 구도심 도로의 파손 정도가 유독 심해 비만 오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가 내린 지난 16일 전주시 태평동 중앙성당 앞 버스정류장. 시내버스 1대가 정류장을 향해 다가오자 승객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버스가 정차한 부분에는 가로 1m·세로 2m 만큼 도로가 움푹 파여 빗물이 고여 있었기 때문이다.
정류장을 둘러싼 유리창은 사방에 구정물이 튀어 있었고, 버스 노선도는 시커먼 자국이 선명해 노선 정보가 전혀 식별되지 않았다.
전주시 한옥마을 앞 버스정류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물 세례를 받지 않기 위해 정류장 유리창 뒤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오전 전주에 적은 양의 비가 내렸지만, 버스정류장 앞에 고인 물을 차량이 지나면서 구정물이 인도로 튀는 현상이 몇 차례 반복됐다.
버스정류장 외에도 전주시 중앙시장부터 남부시장까지 1.5㎞의 도로 상태를 확인한 결과, 신호가 바뀌면 차량이 급정거 하는 횡단보도 인접 도로에 파인 곳이 많아 우천 시 보행자를 향한 ‘구정물 세례’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전주 완산구청에 따르면 “도로에서 차량이 지나가면서 고인 물이 인도로 튀어 옷이 젖었다”는 민원이 하루 평균 10여 건, 비가 오는 날에는 30여 건 정도 접수되는 등 시민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완산구가 “빗발치는 민원을 줄이겠다”며 도로에 아스콘을 부분적으로 덧씌우는 긴급 복구작업을 몇 차례 했지만, 이 마저도 다음 날 비가 오면 떨어져나가 ‘예산 낭비’를 부르는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구도심 속 ‘구정물 세례’가 빈발하는 것은 차량이 많이 다니면서 기후변화에 오래 노출된 구도심의 도로 파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현장에 나온 완산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전주시 태평동 중앙성당과 한옥마을 인근 버스정류장 일대 도로의 구정물 세례 사실을 확인하고 이달 중 부분 재포장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주시 완산구청 관계자는 “아스콘이 제작 회사의 생산 일정이 맞지 않아 도로 복구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춘향로와 천변로, 장승배기길, 팔달로 등 구도심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곳을 조사해 내년도 복구사업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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