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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작은도서관 (상) 현황] 양적으론 성장·질적으론 미흡

전북 전체 294곳 중 164곳 '민간 운영' / 연간 1명도 이용 않고 대출 안되기도

작은도서관은 지역민 누구나 생활주변 가까이에서 독서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장소에서 나아가 문화 향유 확대와 주민 소통 거점공간 기능을 한다. 현재 전북지역 작은도서관은 300여개에 달한다. 14개 시·군마다 존재하며, 지금과 같은 증가추세라면 4년 안에 모든 읍·면·동마다 들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더디다. 특히 사립 작은도서관은 최소기준만 만족하면 등록할 수 있는 설립절차와 아파트 단지 내 의무 설립 규정과 지원에 대한 기대, 책에 대한 관심 등으로 잇따라 생겼지만 상당수가 재정난과 운영난 등으로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차례에 걸쳐 도내 작은도서관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성공 사례를 통해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작은도서관은 모두 294개다. 이 중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립 작은도서관은 130곳.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 작은도서관은 이보다 많은 164곳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주가 76곳으로 가장 많고 익산 21곳, 군산 19곳, 완주 15곳, 정읍 14곳, 남원 6곳 등이다. 운영주체별로는 아파트 단지가 운영하는 곳이 60여 곳으로 가장 많고, 교회 40여 곳, 나머지는 개인 또는 사립단체 등이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공립 같은 경우 지자체로부터 도서구입비와 인건비, 프로그램비, 운영비 등 예산을 지원 받아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지만 사립 작은도서관은 사실상 문패만 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에 따라 이용객 편차가 크고, 운영도 허술하다.

 

실제로 사립작은도서관이 가장 많은 전주지역의 지난해 사립작은도서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 연간이용자수는 2609명이다. 이는 68개 도서관을 조사 한 것이다. 실제 조사대상은 75곳(올해 신설 1곳 제외)이지만 7곳은 실태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데 도서관별로 편차가 크다. 가장 많은 이용자가 방문한 곳은 3만8028명에 이르는 반면, 1년 동안 한 명도 이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연평균 이용자수가 평균보다 적은 곳이 52곳이고, 이 중 연간 이용자수가 100명 이하인 곳도 12곳이나 된다.

 

68개 중 14곳은 도서관 기본기능인 도서 대출을 할 수 없다. 이를 제외한 곳들의 연평균 대출도서 수는 1955권이다. 8곳은 연간 대출권수가 100권 이하이고 책을 한 권도 빌려가지 않는 도서관도 있다.

 

사서자격증을 가진 사서를 정식 채용한 도서관은 6곳에 불과하다. 10곳은 일주일에 1~2번 방문하는 순회사서를 두고 있다. 대부분은 자원 봉사자가 관리한다.

 

운영시간도 제각각이다. 주말 또는 주중에만 운영하거나 특정 시간대에만 문을 열고, 또는 이용자가 요청할 때만 개방하는 곳도 있다.

 

실제로 최근 전주지역 한 아파트 단지 작은도서관을 방문해 보니 평일 낮임에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관리사무소측은 “방문자가 거의 없어 평소에는 문을 잠가놓는다”며 “이용하려면 미리 연락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에 들어가 보니 책상과 책장에 매캐한 먼지가 쌓여 있었다. 신간은 찾아 볼 수 없었고, 1990년대에 출간된 책과 오래된 어린이 위인 서적, 주민들이 기증한 듯한 학생 참고 서적이 대부분이었다.

 

도내 다른 지역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한 시·군 관계자는 “우리 시만 해도 사립 작은도서관 실태를 파악해보면 문 닫아 놓고 연락도 안 되는 곳이 절반이 넘는다”며 “민간이 운영주체다 보니 마음대로 폐관시킬 수도 없고 지자체에서 직접적인 관리나 운영 파악은 힘들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진단, 작은도서관 (중)문제점] 의욕만 앞서 "일단 문열고 보자"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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