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운집 속 10~20대 거친 항의 / "청소년도 나라 문제에 말할 권리 있어"
주말 도민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특히 10·20대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5일 오후 5시 전주시청 광장 앞 문화광장로에는 시민 3000명 이상(경찰 추산 2500명·주최 측 추산 3500명)이 모였다. 분위기는 어수선했지만, 몰입은 대단했다. “박근혜 퇴진해”“모여라 촛불로”를 외치는 행사장 도처에는 시국선언을 한 전북대·전주대·전주교대 총학생회 얼굴도 보였다.
집회에 참여한 전주대 간호학과 전성희 씨(22)는 “지금 최순실 게이트 사건보다 중요한 건 없는 것 같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두 번 째 대국민 담화를 들었는데, 감정적으로 호소만 할 뿐 자기반성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6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들고 도로에 나서자 “와~” 탄성이 터졌다. 민주화 시대 이후 충경로 사거리 일대를 꽉 메운 인파에 감정이 북받친 듯한 한 어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내가 대학생 때는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학교도 안 가고 거리에 나왔다”며 딸의 손을 꽉 쥐었다.
시내버스의 경적 시위와 도로 밖 시민의 응원을 등에 업은 행진 대열은 오후 7시 풍남문 광장에 입성했다. 맞은편 전북은행 앞 도로까지 꽉 찬 군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중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인데, 유권자 4000만 명 중 3800만 명은 지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고 2학년 김승환 군은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쭉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청소년들도 충분히 나라 문제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전북비상시국회의 윤종광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대국민적 여론에 대항해 11월 12일(민중총궐기 예정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으면 더 큰 집회로 이어 나가자”며 오후 8시 11분 집회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완주군 구이중학교 학생회장 김승호 군(16·3학년)이 전국 중·고등학생 500여 명을 동원해 ‘중고등학생들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 상당수는 교복 차림에 가방을 메고 나와 “박근혜는 하야하라”“새누리당도 공범이다” 등 구호를 외쳤다.
전국중고등학교 총학생회연합 의장인 김 군은 중고생연대 최준호 대표(17·강원) 및 중고생혁명 추진위원회 윤준혁 상임위원장(19·경남)과 함께 집회신고부터 홍보까지 직접 행사를 준비했다.
김승호 군은 “시국이 안 좋은 만큼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중·고등학생들이 모였다”며 “이런 나라에서 공부해도 되는지, 내가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는 어디 있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역 교사들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4일 조합원 4만2239명(전북지역 교사 2249명)을 대표해 시국선언에 나선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우리 공무원·교사들은 국가권력의 폭력과 횡포, 헌정을 유린한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목도하며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시대의 한복판에 나섰다”며 “작금의 혼란한 시국을 수습하는 유일한 방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현 정권의 해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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