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닥나무 재료·일본식 제조방식 등 전면 손질 / 전주시 산학연관 토론회서 관련산업 육성방안 제시
외국산 닥나무가 주 재료이고 일본식 제조방법으로 만드는 ‘반쪽’ 전주 한지의 명성을 되찾을 대대적 개선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가 전주한지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전주한지의 고유의 모습을 찾기 위한 수술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9일 오후 한국전통문화전당 교육실에서 한지관련 산·학·연·관 관계자와 일반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한지산업육성 기본계획 수립을 통한 전주 전통한지 발전 방안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지산업지원센터 임현아 연구개발실장은 ‘전주 한지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전주한지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했다.
임 실장에 따르면 전주한지 생산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 8개 업체로, 이곳에서 50명의 종업원이 연 460만장의 전주한지를 생산하고 있다. 매출액은 37억5000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 실장은 전주 한지산업의 문제점으로 △한지원료 수요 변화에 따른 닥나무 생산량 감소 및 이로 인한 태국 닥섬유 수입 등 외산 닥재료 사용 △전통한지의 일본식 제조방식 △문화재 보존·보수용지 생산량 저조 △국가지정 및 도지정 한지장인 부재 등 4가지를 꼽았다.
임 실장에 따르면 전주한지의 원료인 닥섬유의 연간 수요량은 847톤이며, 이중 국산닥나무는 230톤 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나머지 부족량은 태국과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서 조달되고 있다.
또 전주한지의 제조방식은 일제시대 일본에서 들어온 쌍발뜨기(가둠뜨기) 방식인데, 이 방식은 닥섬유를 담는 발 틀의 외곽에 턱이 있고 한 번 떠서 앞뒤로 흔들어 물이 빠져나가게 한 뒤 종이를 완성하게 된다. 이 방식은 종이의 일정한 형태가 없고 질기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방식은 1910년대 한지제조산업의 중심지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전주에서 우리 전통방식인 외발뜨기(흘림뜨기)방식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고착된 것이라는 것이 임 실장의 설명이다.
발틀의 외곽에 턱이 없고 틀에 물을 떠서 2번 닥물을 흘려 음양지를 제조하는 외발뜨기 방식으로 만들어진 한지는 우물 정(井) 형태를 띠고 있고 강도가 우수하며 윤기있는 양질의 한지제조가 가능하다.
수익증대에만 집중해 다양한 상품개발에만 초점을 맞춰 문화재 보존이나 보수용지 생산은 저조한 부분, 그리고 전주의 전통 하나만을 전승하기 위해 열의를 쏟는 장인형 기업이 없어 단순 제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한지장인 문제도 개선 과제로 꼽혔다.
이날 발표된 전주 한지산업 육성 기본계획에는 전주한지산업 육성을 위해 전통계승과 산업화 2개 로드맵을 갖추고 이에 따른 10개 핵심분야 22개 중점 전략분야가 제시됐다.
전주시는 이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전주한지산업의 대대적 개선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임 실장은 “이번 대토론회에 나온 자유로운 의견들을 종합해 국가적·지역적·국제적 수준에 적합한 전주전통한지 발전을 위한 실행방안을 도출, 세부 사업계획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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