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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동물원 호랑이 또 숨져…관리 구멍

두달만에 잇따라 폐사, 작년 10월엔 기린 1마리도 / 수의사 3명이 600여마리 관리·사육 환경도 열악

전주동물원에서 반년도 안돼 관람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유동물인 호랑이 2마리와 기린 1마리가 숨지면서 동물원의 사육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동물원은 그동안 비좁은 사육환경과 열악한 관리체계로 동물들의 수난이 예견돼 왔다. 전문가들은 관리자급 전문가 임용, 진료 체계와 사육공간 등 동물원 환경의 시급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주동물원은 7일 “지난 6일 오후 7시 10분께 10살 된 벵골호랑이 ‘순돌이’가 투병중 폐사했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순돌이의 병명이 혈액 내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돼 발생하는 ‘악성 용혈성 빈혈’이라고 설명했다.

 

벵골호랑이 순돌이는 지난 2008년 태어난 수컷으로 지난달 6일부터 설사와 혈뇨 증세를 보이며,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서 평균 수명(13년~15년)보다 일찍 죽었다.

 

이날 부검을 실시한 전북대 수의학과 임채웅 교수는 “신장에 기능이 떨어져 있고 출혈이 있었다. 빈혈이 온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정확한 사인은 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동물원에서는 반년도 안돼 주요 동물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18일 13살 된 벵골호랑이 수컷이 신장기능 상실에 따른 전신대사부전으로 죽었고, 지난해 10월 17일에는 수컷 기린 ‘신화(17살)’가 발굽기형과 무릎 관절염증 악화로 폐사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원숭이과 맨드릴이 평균 수명 40살을 채우지 못한 16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인은 전립선비대증과 췌장 출혈이었지만 폐사 당일 오전까지는 특별한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현재 전주동물원에는 130종 614마리의 동물이 사육중이며 3명의 수의사와 10여명의 사육사들이 관리하고 있다. 동물들의 건강관리를 책임지는 진료팀장은 수의사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 맡고 있다.

 

수의사 3명은 오전과 오후 하루 2차례 예찰 정도만 실시하고 있으며, 실제 동물들의 주기적 건강검진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바꿔가는 사업을 추진하고 잇는 전주시는 지난해 5월 호랑이사와 사자사를 비롯해 일부 환경을 개선하고 원내 동물병원까지 지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동물들은 좁디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주생태동물원 사업에는 총 400억원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예산은 54억원에 그치고 있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하반기에 수의사 1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으로 그 이후 동물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예산 확보에도 주력해 동물원 환경개선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대 수의학과 임채웅 교수는 “전주동물원은 진료팀장이 전문 수의직이 아니고, 동물원장 역시 전문 관리직이 아닌 점, 열악한 진료시설 등을 2년 전부터 연구용역을 통해 수 차례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정희 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동물권 활동가)은 “벵골호랑이의 경우 2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살았고 영양불균형이 심각했다”며 “사육환경과 관리인력 등 전주동물원의 여러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동물들의 죽음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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