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올 4월까지 폐업 신청 1240곳 / 자영업자들, 불경기 속 이자내기도 급급
경기 불황 장기화로 소비가 침체되면서 전주시내 구도심을 중심으로 상가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폐업을 신청한 자영업자 수만 해도 하루 평균 7명이 넘는 수준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전주시내 폐업업체 수는 1240개로 나타났다. 특히 동네슈퍼 등 구멍가게와 음식점의 폐업이 잦았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면서, 구도심 상권들은 붕괴 위기마저 겪고 있다. 영세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텅텅 빈 상가에 건물주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전주시 서신동의 한 건물주는“임대료는 커녕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 내가 소유한 상가건물이 세금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됐다”고 토로했다.
효자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서신동 일대는 과거 상권이 좋아 자영업자들의 문의가 한 때 빗발쳤지만, 지금은 옛날 얘기에 불과하며 10년 동안 이 동네에서 중개업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고 전했다.
하루아침에 업종이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북대학교 인근 한 프랜차이즈 식당점주는 “이 자리만 해도 고깃집에서 치킨집으로 바꿨다가 지금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며“건너편 가게는 치킨집에서 곱창집이 됐다가 지금은 폐업했다”고 씁쓰레했다.
극심한 경기불황에 일터에서 내몰린 은퇴자와 구직자 등을 중심으로 자영업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러나 이처럼 ‘자영업은 곧 무덤’이라는 인식이 생겨날 정도로 실제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식당, 치킨집, 편의점, 숙박업 등 생계형 자영업종은 자칫 잘못하면 빚더미만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국은행 전북본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들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전북지역 최근 가계대출잔액은 22조 37억 원으로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폐업 급증의 직접 원인은 가게를 열지만 돈벌이는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자영업 매출 상황을 보면 상당수가 직원을 쓰기 어려운 실정이다. 통계청이 최근 자영업자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21.2%는 연간 매출이 1200만원도 안 됐다. 자영업자 다섯 중 한 명은 월 매출이 100만원도 안 된다는 얘기다.
아중리에서 고깃집을 운영했던 서강원 씨(35)는“당시 1억 5000만 원 정도를 대출받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출이자와 원금 갚느라 돈을 벌기는 커녕 빚만 더 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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