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벌금 200만원 선고받고 항소 준비 / 김진태 의원에 개마스크 보내 모욕죄 피소도
검찰에 출석하는 최순실에게 개똥을 던지고, 대검찰청에 돌진한 굴착기 사건을 접하고 속 시원하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일부는 ‘의인’이라고까지 불렀다. 전북 출신인 박성수·정석만 씨 이야기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는 아득해지는 기억이다. ‘대체 왜 그랬을까…,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촛불 정국에서 관심을 모았던 화제의 인물을 찾아봤다.
지난해 대검찰청에 출두하는 최순실을 향해 개똥을 던진 박성수 씨(43)는 더 바빠졌다. 개똥 투척후 5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그는 최근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판사가 ‘죄질이 좋지 않다. 전력이 많다. 그 행위말고 다른 방법이 없었냐’고 말하며 벌금형을 선고하더라고요. 검사는 징역 10월을 구형했는데, 하마터면 법정 구속될 뻔 했어요.(웃음)”
지난해 입국한 최순실이 31시간 동안이나 검찰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화가 난 박 씨는 10월 31일 아침 동네를 돌며 모은 개똥을 들고 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대검찰청에서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긴급 체포된 박 씨는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4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배후가 누구냐. 어디서 개똥을 모았냐”는 경찰의 질문에 박 씨는 “우병우는 수사도 안 하면서, 개똥을 던진 내가 테러리스트냐”고 항변했다고 한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으로 결국 유치장 신세를 졌지만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아 이틀만에 귀가했다. 그 뒤에도 지난 3월 자유한국당 김진태 국회의원에게 “망언을 중단하라”며 개 마스크를 의원실에 전달했다가 김 의원에게 모욕죄로 고소당해 앞으로 또 재판을 받아야 한다.
군산 출신인 박 씨는 군산상고와 목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목포의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다 1년 만에 그만 둔 그는 군산에서 이라크 파병 문제를 두고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사회 운동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2006년부터는 전국 220여 개의 자치단체를 돌며 ‘둥글이의 유랑투쟁기’라는 여행책을 썼다.
박 씨는 “사회복지사로 열심히 일해도 정치권에서 잘못된 정책을 만들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며 “행동으로 잘못된 정책을 지적하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사회활동을 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비판 전단을 페이스북과 길거리에 배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되는 등 독특한 행보를 보여 지역에서도 관심 대상이 됐다.
4남 1녀 중 막내로 10여년 전 노환과 지병으로 부모님을 떠나보낸 박 씨는 “여건이 안돼 아직 결혼은 하지 못했고, 지금은 막노동이나 동영상을 편집하며 버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면 다시 전국을 돌며 유랑활동을 할 예정이며, 세상에 대한 관심을 일상에서 숨쉬듯 표현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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