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통로·점자유도블록·도움벨 갖춰 / 지지율 고려해 분류칸 배당, 개표 효율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10시 전주 덕진체련공원 실내배드민턴구장 1층에 마련된 개표소.
축구장 1개 규모의 이곳 개표소는 입구부터 실내까지 수 십개의 책상과 의자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전주시 덕진구는 총 15개 동에서 67개의 투표구가 마련돼 있다. 9일 오후 8시 투표가 종류된 이후 투표함이 모이게 될 개표소의 첫 관문은 9명이 1개조로 구성된 ‘개함부(開函部)’다. 개함부는 투표함을 열고 책상에 쏟아 표를 가지런히 정리하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특히 이곳 개표소에는 투표용지를 후보별로 자동 분류하는 ‘투표용지 분류기’가 눈에 띄었다. 분류기에는 12개의 슬롯(분류칸)이 있어 투표용지를 넣으면 지정된 후보 슬롯에 자동으로 들어간다. 슬롯에는 각 후보의 이름이 인쇄된 라벨지가 붙어 있지만, 후보마다 슬롯이 적게는 1개부터 많게는 3개까지 개수가 달랐다.
선관위 관계자는 “분류기 1대당 슬롯은 12개이고, 후보는 많아 표를 많이 받을 것 같은 후보에게 슬롯을 더 배당해 개표 작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라며 “후보마다 슬롯의 차이는 여론과 지지율 등을 고려해 라벨지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곳 개표소의 슬롯은 문재인 후보 3개(1~3), 홍준표 후보 2개(4~5), 안철수 후보 3개(6~8), 유승민 후보 1개(9), 심상정 후보 1개(10)였고, 기호 6~15번까지의 후보들은 11번 슬롯, 미분류표는 12번 슬롯에 일괄적으로 모이게 된다. 11~12번 슬롯에 모인 군소 후보·미분류 표는 개표 사무원이 직접 분류한다.
투표지 분류기를 지나간 표는 개표상황실로 이동한 뒤 총 9명의 최종 확인을 거쳐 공표 시간을 기록한 후 전산으로 입력하게 된다.
전주시덕진구선관위 직원 길안나 씨는 “원활한 선거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느라 두 달 전부터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표소도 달라졌다. 과거 장애인들의 투표 편의를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 선거는 비교적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의 ‘전북지역 투표소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도내 투표소 615곳 중 583곳(94.7%)이 1층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2곳은 지하 1층이거나 지상 2~3층이지만, 이들 대부분은 승강기가 있는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었다.
유형별 편의시설은 장애인 통로가 573개로 가장 많았고, 장애인 화장실 199개, 점자유도블록 168개, 도움벨 35개가 각각 설치돼 있다.
전북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특히 투표소를 선정할 때 1층이어야 하고,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먼저 고려했다”며 “장애인들이 투표하기에 여의치 않은 곳도 일부 있지만, 투표소마다 배치된 투표안내요원이 불편 사항을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로 표시된 투표보조용구가 모든 투표소에 마련돼 있고, 교통약자는 인근 선관위 또는 선거콜센터(1390)로 전화해 장애인 콜택시와 활동보조인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은 9일 오전 6시부터 개표 종료 시까지 총 1632명의 경력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고 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제19대 대선 투표일에는 경찰관의 연가가 중지되고 가용 경력 100%를 동원하는 경계 강화 최상위 등급인 ‘갑호’ 비상근무를 실시한다”며 “각 개표소에서는 개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관할 경찰서장이 현장 지휘를 통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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